Postssteemzzang in # atomy • 3 hr. ago • 4 min read이영춘 시인의 ‘아파트 이데아’를 읽고이영춘 시인의 ‘아파트 이데아’를 읽고 하늘을 찌를 듯한 회색의 숲을 보며 우리가 세운 것이 거대한 벽임을 안다 흙을 밀어내고 들어앉은 저 차가운 평수들이 너희의 숨통을 쥐는 쇠창살이 될 줄 몰랐다 시골길 버스 정류장 소리 없이 지워갈 때 그것이 자식의 목을 조르는 고삐가 될 줄이야. 마당가 붉게 피던 과꽃의 향기 대신 우리는 서울로 가는 기차표만 잔인하게 쥐여주었다 평상에 누워 보던 넉넉한 별빛은 잊으라며 풀냄새 맡고 살면 뒤처지는 것이라 다그치며 자식들을 저 좁은 시멘트 계단 위로 떠밀었다. 그 숨 가쁜 뜨락에 다시 자(尺)를 든 이들이 온다 묵묵히 땅을 일궈온 노민들의 숨통을…steemzzang in # atomy • 2 days ago • 2 min read벙어리의 기도(화답)벙어리의 기도(화답) 입술을 열면 깨질 것 같아 바람 한 자락에도 흔들릴 것 같아 나는 오늘 밤 가장 단단한 자물쇠를 내 마음에 채웁니다. 무슨 말이 필요한지 잘 알지만 혀끝까지 차오른 언어들을 가만히, 다시 삼켜냅니다. 내 서툰 말 한마디가 우리가 쌓아 올린 성을 허물까 봐 그 두터운 신뢰의 벽에 작은 금이라도 낼까 봐 덜컥 겁이 나서. 하고 싶은 말들이 온몸을 돌다 끝내 터져 나오지 못한 채 고인 눈물이 되어도 좋습니다. 말을 잃어버린 벙어리가 되어도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 우리가 나누었던 그 거대한 믿음. 그 믿음을 위하여 나는 기꺼이 나의 목소리를…steemzzang in # atomy • 2 days ago • 5 min read폭탄이라 생각되면 피하고 보자폭탄이라 생각되면 피하고 보자. 첫인상은 참 멀쩡했다. 말도 잘하고, 처음 만났을 때는 제법 호감까지 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겪어보니 사람이 참 기이했다. 늘 자신이 옳고, 마치 신이라도 된 양 전지전능한 태도로 상대를 대했다. 내 경험치로 비추어 볼 때, 한마디로 사악함에 가까운 부류였다. 본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 척 위선의 말들을 카톡으로 보내오는데, 솔직히 역겨운 마음마저 들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문제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저렇게 모를까. 그 모습을 보며 인간은 정말 스스로를 보지 못하는 존재인가 싶어 으스스해졌다. 그러다 문득 두려움이…steemzzang in # atomy • 3 days ago • 3 min read동무가 된 술통동무가 된 술통 열다섯의 봄은 철근처럼 무거웠다. 공장의 아가리 속, 샛별은 차가운 기계음으로 부서지고 책가방 대신 쥔 스패너는 소년의 연필이었다. 단두대처럼 떨어지던 프레스 칼날 아래 기계들은 밤마다 붉은 울음을 울었다. 공장의 숨소리가 내 몸이 되었을 때, 시간은 나를 양구의 최전방으로 밀어 넣었다. 대학 다니다 온 친구들의 짧은 전역증은 송곳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열등감이었으나, 살을 부딪치며 겪어낸 서른다섯 달은 내 안의 자부심을 깨우는 진짜 학교였다. 바람 흐느끼는 초소 위 쏟아지던 별빛, 대학이라는 외투도 날것의 삶 앞에서는 나뭇잎일 뿐. 기름밥으로 단련된 나의 손끝이 더…steemzzang in # atomy • 4 days ago • 1 min read밥상을 차려준 죄밥상을 차려준 죄 정치는 갈등을 찍어내는 녹슨 공장 언론은 사체를 뜯는 하이에나의 눈빛 피땀 흘려 일군 삶의 터전이 말 한마디에 단두대로 올려지고 머리 숫자만 세는 비정한 셈법 속에서 지방의 통곡 소리마저 지워져 간다 정치는 섬겨야 할 우상이 아니다. 다만 생존을 위해 버릴 수 없는 망치일 뿐 배불리 먹여준 손통을 짓밟고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는 가증스러운 권력아 농심(農心)이 정녕 너희 캐비닛 속에 갇힌 줄 아느냐 우리는 더 이상 속지도, 참지도 않는다.steemzzang in # atomy • 5 days ago • 2 min read여름날의 계산법여름날의 계산법 들판의 풍요는 모두 내 노래 덕이지! 베짱이는 언제나 호기롭게 소리쳤네 개미들이 땀 흘려 일궈낸 단맛을 마구 탐하면서도 제 이슬 한 방울 나누는 법은 없었네. 식사 자리에선 자기가 다 대접할 듯 노래하더니 겨울 준비를 위한 곡식의 계산서가 날아올 때면 급한 연주가 있다며 연기처럼 사라지며 얄팍한 도망을 '영리한 처세술'이라 믿었네. 어린 개미 감탄하며 당신의 배가 참으로 투명하군요 어쩜 속까지 훤히 보일까요. 우쭐대던 베짱이 더듬이가 부르르 떨리며 날개로 가린 배 바람결에 열리니 얄팍한 소갈딱지 뱃속에 가득 찼네. 차가운 바람결에 군주의 민낯이 벗겨지니 겨울을…steemzzang in # atomy • 6 days ago • 1 min read2일 장날이다.출근이 늦었다. 그런데 오일 장이다. 늦었는데 신호마다 다 걸린다 ㅎㅎ 결국은...steemzzang in # atomy • 7 days ago • 5 min read시월 첫날에...애터미와 함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다짐 새해 첫날의 거창한 종소리는 없을지라도, 10월의 첫날은 그 자체로 고요하고 묵직한 설렘을 줍니다. 달력의 숫자가 '10'으로 바뀌는 순간, 우리는 한 해의 마지막 분기에 들어섰음을 직감합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기 쉬운 이 시기, 나는 오히려 이 아침을 애터미 비즈니스의 새로운 도약과 멤버십 확장을 위한 굳은 각오로 맞이하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지난 아홉 달은 치열했고,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애터미의 가치를 전해온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거절에 낙심하기도 했고, 생각만큼 멤버십이 빠르게 늘지 않아 조급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steemzzang in # atomy • 8 days ago • 7 min read언제 사라질까, 한반도의 대치언제 사라질까, 한반도의 대치 최근 발생한 남북 간의 지뢰 폭발 사고와 군사적 대치 국면은 한반도의 고질적인 평화 부재 현실을 다시금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단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된 이 냉전의 잔재는 여전히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이번 도발 이후, 사건의 확대를 막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이를 국가 안보를 담보로 한 미온적이고 저자세인 대응이라 강하게 비판하지만, 전면전의 위험을 통제해야 하는 지정학적 고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 이 대치 국면을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선 절대적 위기로…steemzzang in # atomy • 9 days ago • 1 min read삶삶 아득한 억 년과 찰나의 백 년은 동시에 흐르는 한 줄기 강물. 하늘의 별과 지상의 인간, 우리를 가른 시공간의 거리는 눈을 감으면 사라지는 그림자. 그대의 눈물은 내 몸에서 흐르는 은하수, 나의 별빛은 그대 가슴속에 치솟는 불꽃. 우리는 분리된 타인이 아니라 하나의 몸에서 태어난 빛의 소용돌이. 처음과 끝이 없는 이 우주의 여정 속에서 서로의 숨결이자 따스한 품. 타오르는 한 줄기 마른 가뭄에, 서로를 삼키며 별이 되는 오르가즘.steemzzang in # atomy • 10 days ago • 1 min read낙엽 아닌 인생 있을까...삶은 묵묵히 제 계절을 지나간다 지나온 세월처럼 떨어지는 낙엽을 밟는 발걸음 사색의 향기가 깊고 아늑하여 바람은 그저 이마를 쓸어내릴 뿐이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영글면 자연스레 고개 숙여 떨어지는 것 나무가 혼자 힘으로 숲을 이루지 않듯 세상의 이치도 그러하지 고뇌하는 이의 정수리 위로 붉은 낙엽 한 장 떨어진다,steemzzang in # atomy • 11 days ago • 2 min read천심(天心)이 굽어보는 들녘천심(天心)이 굽어보는 들녘 오곡백과가 영글 가을 벌판에 풍성하게 물결치는 것은 땅의 눈물이다 대대로 침묵하며 생명을 키워온 가슴에 서슬 퍼런 칼날이 사정없이 꽂힌다 허공에 뜬 숫자의 모래성 위로 탐욕의 탑이 날마다 솟구치는 가벼운 잔치는 비껴 두고 평생 성실히 살아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의 흙빛 소망을 어찌 불법의 눈으로만 재단하려 드는가 비단옷 입은 자마저 겁에 질려 제 살점 같던 흙을 헐값에 내던지고 도망치는 정국 백 없고 힘없는 농민들의 두려움은 누가 말려주고 누가 씻어줄 것인가 농지가 곧 농심이요 그 농심이 곧 하늘의 마음 천심(天心)이거늘 흙을 딛고 살아온 거룩한…steemzzang in # atomy • 12 days ago • 4 min read명절이 남긴 공허함명절이 남긴 공허함 추석 명절이 지났다. 북적이던 가족들이 모였다가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온기가 아니라 가라앉지 않는 마음의 소란이다. 마음이 도무지 안정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그냥 누구라도 만나러 밖으로 뛰어나가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밀려온다. 요즘 들어 막연한 불안감이 나를 휘감고 있다. 그 불안의 틈새로 내 인생의 A부터 Z까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일면 마음의 병이 든 것 같기도 하다. '병'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지금의 상태를 지극히 정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상하게도 나는 문제의 원인도…steemzzang in # atomy • 13 days ago • 2 min read차가운 거울의 독백차가운 거울의 독백 언제나 나의 검은 거울 속에는 그대들의 분주한 세상이 비치곤 했다. 오늘도 민족의 대이동이라 부르며 끝없는 도로 위를 달리고 달렸지만, 내 품을 벗어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노인의 주름진 손맛과 묵은 지혜는 내 안의 차가운 알고리즘 뒤로 밀려나고 차례상의 높낮이마저 내게 묻는 세상. 그리하여 나는 그대들의 가장 가혹한 벽이 되었다. 온 가족이 한 방에 모여 앉은 풍경 속에서도 그대들의 시선은 오직 나를 향해 쏟아진다. 내가 뿜어내는 푸른 빛에 갇혀 서로의 눈동자를 잃어버린 쓸쓸한 얼굴들. 남들이 건네는 낯선 문장들을 내 화면으로 읽으며 정작 곁에 있는 이의…steemzzang in # atomy • 14 days ago • 3 min read그냥 공치는 날 같구나바쁘게 돌아가던 세상이 명절이라는 문턱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날이다. 하지만 내 세상은 숨을 고르는 게 아니라, 마치 툭 끊겨버린 필름처럼 멈춰 선 것만 같다. ‘그냥 공치는 날 같구나.’ 입 밖으로 조용히 내뱉어 보는 혼잣말에 쓸쓸한 무게가 실린다.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론가 바쁘게 떠날 채비를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하루. 손에 잡히는 일 없이 그저 시간의 여백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휴대폰을 뒤적여보고 창밖을 서성이는 건, 다가올 명절에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겠지. 올 사람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마저도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다. 문득 지나간…steemzzang in # atomy • 15 days ago • 1 min read센터 자체 교육 인문학 강의steemzzang in # atomy • 15 days ago • 2 min read자석과 톱니자석과 톱니 녹슨 인간성이 멈춰 서 있다. 고립된 벽들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의 허기를 채울 가장 하얀 진심을 찧는다. 각진 벽들이 어깨를 맞추고 서로의 온기를 향해 문을 열 때, 차가운 도시는 비로소 상생을 받아 적는다. 상처를 깨고 흐르는 노래. 함께 가자, 홀로 걷지 말자. 부름이 메마른 손을 잡을 때 마음의 톱니바퀴가 기적을 굴린다. 나를 낮춰 타인의 위기를 품는 일, 진심의 노래를 멈추지 않는 일. 인연을 끌어안는 거대한 자석처럼 설 때 세상에 지친 파트너가 내 노래에 공명하며 문을 두드린다. 오늘도 물레방아는 우리들 가슴 속에서 돌고 있다. 그게 너의 심장이다.steemzzang in # atomy • 16 days ago • 2 min read기묘하고 서글픈 동거기묘하고 서글픈 동거 어느 날 새로 이사 온 이가 불쑥 내민 지적도에는 오랜 이웃들의 경계선이 통째로 지워져 있었다. 오순도순 등을 맞대고 살던 옆집 마당까지 자기 소유라며 붉은 선을 그어두고는, 장난인 듯 짐짓 호기로운 미소를 짓는다. 덩치가 큰 게 자랑인 양 그는 언제부터 힘이 곧 법이라 믿게 되었을까. 약속했던 울타리를 제 손으로 부수고 함께 다니던 길에 통행세라는 빗장을 걸며 그가 거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을 곳곳에는 깊은 탄식과 불란이 번져간다. 그의 눈짓 하나에 가슴 졸여야 하는 현실, 경외감을 넘어 서늘한 두려움으로. 그가 없는 마을을 꿈꾸지만 이사 갈 생각이…steemzzang in # atomy • 17 days ago • 3 min read이런 기록도 있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고하루 동안 한 장소에 사람이 모이면 얼마나 모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찾아보니 기록이 있다. 역사상 단 하루동안 한 장소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집회 기록 1등은 인도 프라야그라지에서 열린 '마하 쿰브 멜라(Maha Kumbh Mela)라 한다. 자그마치 약 7,600만 명이 모였다니 상상이 안 간다. 그 기록이 세워진 날은 2025년 1월 29일이다. 장소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프라야그라지 로 강들의 합류 지점이라 한다. 축제가 6주 진행되었는데 축제기간 동안에는 약 4억~6억 명이 다녀갔다. 특히 가장 상징적인 날이었던 1월 29일 단 하루에만 7,600만 명 이상이 갠지스강…steemzzang in # steem • 18 days ago • 2 min read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1도 없다.이랬을까 천지창조... 아내의 푸념이 묘한 헛웃음과 나온다. 아니 얼마나 놀랬을까 정신없이 늘어놓고 사는 걸 보고 그 말에 뭔 말니데 하니 어제 오후에 동생이 다녀 갔단다. 추석 멸절이 얼마 안 남아 과일을 사가지고 왔는데 집이 비었네 하기에 그냥 놓고 가라고 했는데 날이 뜨거워 안된다고 굳이 들여놓고 가겠단 말에 어쩔 수 없이...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와! 평소 안 보이던, 그게 보인다. 둘만이 사는 집이니 바쁘다는 핑계로 늘어놓고 살아도 불편 없는데 남이 보았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린다나 아침 식사를 하면서 하는 말 나 오늘 집 정리 좀 할 테니 당신 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