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amo1 in # blurt • 46 minutes ago • 1 min read망각의 동물하늘에 구름이 모여든다 커다랗게 부푼 구름도 있고 띠를 이룬 구름이나 몽글몽글 작은 털실 뭉치 같은 구름도 있다 연한 회색빛이 도는 구름을 보면서 한 소나기 쏟아지면 좋겠다고 한다 폭우에 그렇게혼이 나고도 사람 마음이란 참 가볍다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가tiamo1 in # blurt • 21 hours ago • 1 min read무더위먹는 것도 노는 것도 다 싫다. 물속에 풍덩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케키 하나 와작와작 씹어 먹고 싶다.tiamo1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초승달해넘이를 끝으로 남은 빛이 흩어진 구름을 물들인다 초승달이 십자가 곁으로 다가가 수재민들의 아픈 마음을 아느냐고. 이 고난의 시간이 지나면 내려줄 축복에 대해 물었다 우선 네 이웃과 함께 울어라 그리고 그들이 웃을 때까지 마음 곁에 있으라 하신다tiamo1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사람이 무엇이기에폭우의 참상은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고 나도 그대로다. 말로만 전해 들을 때도 어떻게 할까 걱정이 앞서는 마음이지만 막상 수해지역을 가보면 그 말도 안 나온다. 그동안 다니던 길은 무너지고 물은 새 길을 내고 자연 앞에서 사람도 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tiamo1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두 그릇불화로를 끼고 있는 것 같은 날씨 숨이 턱턱 막힌다. 연달아 찬물을 마셔도 오직 시원한 것만 생각난다. 점심 시간에 시원한 냉모밀이 먹고 싶어 한 그릇 먹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어렵다. 일 끝나고 앉으니 두 그릇이 되었다.tiamo1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산골의 아침푹우는 많은 상처를 남기고 낯이 없던지 슬그머니 떠났다 산골의 아침은 며칠이 지나도 일어서는 물기로 자욱하다 오솔길에는 물이 흥건하고 쓰러졌던 풀이 고개를 든다 어디쯤에서 푸드득 날개를 치는 소리가 들리고 나뭇가지에서 남은 빗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저 길끝에서 오는 새날을 맞으러 앞으로 나아가라고tiamo1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어떻게 견뎠을까폭우가 쏟아지던 밤 천둥소리도 유난히 컸다 이파리 뒤에 숨어 얼마나 떨었으면 아직 꼬부라진 허리를 필 생각도 못하고 있다tiamo1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순환이른 아침 멀리 비금산이 안개를 토한다 많은 비가 내리고 마른 땅을 적시고 뿌리도 실컷 마시고 남을 물을 하늘로 돌려보낸다 하늘에 닿으면 다시 구름이 되어 떠돌다 어느 날엔가 다시 오겠지 이번엔 곱게 보슬비로 다녀가면 얼마나 좋을까tiamo1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저녁 노을서쪽 하늘이 불그레하다 저녁노을 아침 비라고 하는데 물폭탄에 전장터가 된 곳에 비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오더라도 곱게 지나가기만 바라는 마음이다tiamo1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길 잃은 자동차차가 길을 잃었을까? 늘 다니던 길을 두고 길을 잘못 들었을 리 만무하다. 아니면 길이 없어졌을까? 빗물의 차지가 된 길 빗물은 산도 집도 삼키고 사람들이 다니던 길도 지워버렸다. 차는 부딪치고 깨어진 상처를 보이며 갈 수 없는 곳에 멈췄다.tiamo1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얄미워라길이고 자동차고 모든 게 황토빛인데 하늘이 먼저 맑았다 파란 하늘이 반가울 법도 한데 왜 그런지 얄미운 생각이 든다tiamo1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새로 생긴 폭포하룻만에 폭포수가 생겼다 밤새 퍼붓고 간 폭우 물이 모이면 어느 정도의 힘을 갖는지 보여준다 누워 있던 풀은 제일 먼저 잠수를 하고 나무도 수마리만 남고 뿌리가 하늘로 향한 나무들도 보인다 작은 물방울도 모이면 세상의 표정을 바꾼다tiamo1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앞만 보고 걷는다비가 쏟아지는 길 경쾌한 발소리를 내며 부지런히 걷는 여자 지나가는 차가 빗물을 튀겨도 앞만 보고 걷는다tiamo1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숨바꼭질며칠을 두고 쏟아진 장맛비에 산봉우리가 안갯속에 숨어있다 머리카락 보인다고 산은 계속 골안개를 피워올린다 그래도 어깨도 보이고 무릎이 보이는데 잡으러 가기 전에 그만 나오는게 좋을 것 같은데tiamo1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폭우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고 물새들이 춤을 추던 자리에 흙탕물이 사납게 달리고 풀이 누웠다. 끝났다고 하던 장마가 서슬이 퍼렇게 날을 세우고 돌아왔다 손아귀에 잡히는 건 무엇이나 닥치는대로 쓰러트린다. 언제쯤이면 맑은 물이 흐를까tiamo1 in #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새옹지마(塞翁之馬)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아침 운동을 갔다 돌아오는 길 집이 보이는 곳에서부터 비가 쏟아진다. 아침부터 비를 맞았다. 오후에 외출 할 일이 있어 차를 타고 출발을 하는데 바퀴에 뭔가 걸리고 무거운 느낌이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걸리는 게 없어 출발을 하는데 뻥 하는 소음과 함께 조수석 타이어 펑크다. 그것도 좁은 사거리…tiamo1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발에 착 붙는다몇 번을 망설이다가 주문을 했다. 예전에 신던 굽 높은 구두와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 디자인이 예쁘면 발이 편하지 않았고 발이 편하면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다. 이번에는 박스를 뜯자마자 신어보니 발에 착 붙는다. 한 동안 편하게 신을 것 같다.tiamo1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저녁노을어제 저녁 부드럽고도 고운 빛 노을이 하늘을 물들였다 한참이나 바라보다 문득 저 노을이 내일 아침 비를 부르는구나 했다 밤중을 지나면서 비가 내렸다 아침에 잠시 그치다 종일 비가 내렸다tiamo1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생각에 잠긴 새잔물결 고요한 호수를 등지고 물새의 눈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날개도 접혀있고 한 쪽 발을 들고 있지도 않다 가야 할 곳도 가고싶은 곳도 없어 보이는 오직 서있을 뿐이다 다만 호수보다 깊은 생각에 잠기고 있다tiamo1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정말 너무한다이렇게 더우면 불을 끼고 사는 사람은 어쩌라고 아무것도 다 싫다. 찬물 뒤집어 쓰고 시원한 과일빙수 한 그릇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