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tiamo1 in blurt • 27 minutes ago • 1 min read귀엽기는 하지만며칠전 지인과 때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문을 열자 주인은 안 보이고 예쁜 강아지가 반겨준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강아지가 귀엽기는 하지만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음식점에서 강아지를 풀어놓고 있다는 게 신경이 쓰였다. 주인이 오기 전에 빠져나왔다.tiamo1 in blurt • 23 hours ago • 1 min read정월 대보름오늘이 정월 대보름이다. 달구경을 할까 생각은 했지만 집안이 어수선 해서 마음뿐이다. 잠깐 나가려던 일도 안 되고 달맞이도 못하고 가는 사람들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달이 높다랗게 떠 나를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있다.tiamo1 in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입춘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늘진 유리창에 서리꽃이 가득하다 그래도 봄은 우리 곁으로 온다tiamo1 in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동행아무도 없는 바닷가 수평선을 보며 걷는 동안 발자국들이 내 등을 바라보며 따라 걸었다tiamo1 in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봄길이대로 보이 오면 좋겠다 아른 아른 물비늘을 안고 흐르는 푸른 물결 위로 싹 틔울 자리를 찾는 씨앗들 이제 꼬투리를 떠날 그날을 기다린다tiamo1 in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견물생심지인이 톡을 보냈다 당근에 너무 예쁜 시계가 올라왔다고 사진을 보냈다 내가 보기에 예쁘기는 하지만 그다지 마음이 동하지는 않는다 별로라고 했더니 꼭 갖고싶다고 다시 한 번 잘 보라고 한다tiamo1 in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오리궁둥이빈 논에서 오리떼가 먹이를 찾는다 살금살금 다가가 사진을 찍는데 눈치 빠른 녀석들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말로만 듣던 오리궁둥이가 이렇게 생겼구나tiamo1 in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구름기둥한동안 추위가 이어지더니 산 골짜기를 흐르던 도랑물이 얼어붙었다 도랑은 미끄럼틀로 변하고 작은 폭포는 길다란 고드름이 창살처럼 달려 햇볕도 돌아나왔다 며칠이 지났을까 한 방울씩 녹은 얼음이 구름기둥이 되어 자라고 있다tiamo1 in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눈 택시택시 기사님은 어디를 가셨는지 빈 택시가 꼼짝 않고 서서 눈을 맞고 있다 이러다 눈택시 되게 생겼다tiamo1 in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빨간색겨울이라 그런지 자꾸 빨간색으로 눈이 간다 태양을 먹고 빨갛게 익은 열매에 아직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 것 같다tiamo1 in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정수기가 얼었어요유난히 추운 겨울 가게에서 정수기가 얼었다 커피를 마시려면 물을 끓여야 하고 먹을 물도 생수를 사먹는다 AS를 기다리다 못해 헤어드라이어로 선을 녹였다 치찬의 의미로 의기투합해서 커피 한 잔 마신다tiamo1 in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눈 오는 날물새들은 겨울에도 물이 좋다 꽝꽝 얼어붙은 깊은 곳을 피해 물이 흐르는 여울에서 물갈퀴를 저으며 몰려다니기도 하고 혼자 살금살금 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다니며 궂은 날엔 일찍 해가 지는 걸 몸으로 배운 철새들은 숨바꼭질 하던 수풀을 두고 벌써 내를 건너고 있다tiamo1 in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석양우거진 수풀 뒤로 또 하루가 저문다 큰 나무에 둥지를 지은 산새처럼 날개를 접는다tiamo1 in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꽃자리코가 맵도록 추운 날에도 해는 뜬다 눈만 맞으면 아낌 없이 쏟아붓는 햇살 변변한 가시도 없이 솜털 하나로 겨울을 나는 할미질빵 씨앗에게도 해는 찾아온다tiamo1 in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누구네 할아버지야?양지 바른 산소 오랫동안 찾지 못해 눈이 많이 쌓였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늑했다 차례가 끝나도 아이들은 계속 뛰어놀고 내려올 생각이 없다 집에 와서 하는 말 우리가 세배한 산소에 할아버지는 누구네 할아버지야?tiamo1 in blurt • 15 days ago • 3 min read밥파와 고기파설이라고 해도 오는 시간이 각각 달라 기다리자니 너무 늦어 식구들끼리 아침을 먹는다. 그래도 설날아침이라 어제 만든 몇 가지 음식과 떡국으로 상을 차린다. 기다리면서 천천히 먹어도 식탁을 정리하고 난 뒤에 한 집이 도착한다. 또 다시 상을 차리고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려 아버님과 조상님들을 위한 연도를 바치고 있는데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tiamo1 in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옛날 골목길세월이 비켜갔다고 할까 지나갈 때마다 눈을 던지던 전깃줄 햇살이 미끄러지던 지붕 숨이 찰즈음 보이던 집 소변금지 옆에 그려진 가위를 무색하게 만들던 빈틈 없는 낙서 남의나라처럼 낯설던 새로 들어선 이층 집도 티브이 안테나도 기우뚱 닮아가던 그 옛날 골목길tiamo1 in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인어 아가씨얼마나 추울까 한 겨울 강바람을 맞으며 눈 쌓인 바위에 흐르는 강물에 시선을 던지고 미동도 없이 앉아 있다 그녀를 지키는 힘은 어디서 올까tiamo1 in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중의 꽃꽃 중의 꽃 모란 꽃을 품었던 빈자리조차 아름답다 가물가물 사라지는 겨울해를 붙들고 어디쯤 봄이 오는지 묻는다 영랑의 눈이 되고 마음이 되어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린다tiamo1 in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오리 가족겨울이 오기도 전 나비들이 발 시리다고 울며 집으로 가고 오리들은 눈이 쌓이고 추운날씨에도 물속에서 놀고 있다 해 지기 전에 집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