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tiamo1 in # blurt • 9 hours ago • 1 min read밤 비오늘 내일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저녁이 되도록 잘 참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 주기를 바랬다. 그것도 욕심이었을까 이슬비가 점점 굵어지더니 지금은 장맛비처럼 내린다. 내일이면 미처 물이들지 못한 은행잎도 다 떨어지겠지 빈 가지를 만나는 일이 가볍지 않을 것 같다.tiamo1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반달맑은 하늘에 반달이 혼자 나왔다 티끌 하나 없는 하늘 저편으로 뽀얀 금을 긋고 달려가는 잠자리만한 비행기는 어느 꽃에 내릴까 얼마나 서성이면 별 하나 웃으며 다가올까tiamo1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마음씨 좋은 할머니총각무가 연하니 한눈에 보기에도 맛있게 생겼다. 지나가는 부부가 들여다보다 시간이 없어 안되겠다고 하니 다듬어 준다고 하신다. 거기에 쪽파까지 덤으로 주시자 좋아서 얼른 값을 치르고 다녀 온다고 인사를 한다. 마음씨 좋은 할머니 빨리 다 팔리면 좋겠다.tiamo1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측은지심그런 일은 없겠지만 어린 아이와 어른이 싸우면 어른이 진다. 길냥이도 배고픈 아기 고양이에게 밥그릇을 양보하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처음엔 새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다. 약자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사람이나 짐승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tiamo1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저녁노을깊어가는 가을 해는 걷잡을 수 없이 짧아진다. 잠시 나갔다 돌아오는 길 노을에 쌓인 하늘은 한 걸음마다 잿빛으로 어두워진다. 이렇게 밤이 오듯 올 한 해도 저물고 있다tiamo1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갈림길저 나무들과 처음 만난 날은 봄이 한창일 때였다 한 달에 두 번 두시간 이상을 달려 찾아오는 길 봄은 나를 여름을 건너 가을로 이끌었다 같이 어울려 사는 나무도 한 편엔 아직 푸른 잎이고 한 쪽은 노란 단풍이 든다 우리도 그렇게 나뉘고 있다 저 나무들처럼...tiamo1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갈림길처음 저 나무와 만난 날은 봄이 한창 무르익을 때였다 그날부터 한 달에 두 번을 만났다 두 시간 이상을 달려 만나는 길세월은 나를 여름을 건너 가을로 이끌었다 같은 자리에 살아도 한 쪽은 푸른잎이고 한 쪽은 노란 단풍이 들었다 한 가지에 자라는 우리도 이렇게 나뉘어지고 있다 저 나무처럼tiamo1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결실여름 첫 페이지를 열면 함박눈처럼 하얗게 피던 찔레꽃이 지고 빨간 열매를 맺었다 꽃을 잃고 섧게 울던 뻐꾸기도 지금은 어느 숲에서 날개를 접고 잠을 청하고 있을까tiamo1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적막모두가 떠나간 빈집 낮에는 바람이 들러가고 구름이 지나가는 집 밤이면 지붕위로 별들이 모여 하늘 나라 얘기로 꽃을 피우는 집 오늘은 담쟁이덩굴이 지붕위에 올라가 떠나는 가을바람의 뒷모습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tiamo1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사랑이렇게 끌어안고 있으면 차가운 돌에 핏줄이 생기고 뜨거운 피가 흐를 것만 같다 사랑은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그 힘이 인류를 번성하게 했고 문명을 이룩하는 계기가 되었다tiamo1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가을바람늦은 가을이 억새꽃을 헝클어놓는다 때늦은 행차에 핑계가 많겠지만 마주 보고 손짓하는 단풍 한 잎 없어 달아오른 얼굴을 감춘다tiamo1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내 마음은나이들어 귀촌을 꿈꾸던 친구 드디어 남편도 모르게 일을 냈다. 마음에 드는 구옥을 매입해서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견적을 뽑아 공사를 맡겼다. 그런데 왜 남의 집 같고 정이 안 간다고 했다. 결국 밖에다 아궁이 하나 만들었더니 이제야 내집 같다고 한다. 내 마음은 나만 아는 거라고...tiamo1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잃어버린 가을(사진=연합뉴스) 장마가 끝나면 파란 하늘이 찾아온다. 가을꽃 앞에서 사진을 찍고 산과 들에 단풍이 든다. 그런데 봄, 여름 여름 여름 겨울이다. 가을이 없어졌다. 가을이 있어야 할 자리를 겨울이 차지하고 있다.tiamo1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늦게 열린 고추더워 더워하던 날이 어느새 가고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하다 벌써 패딩을 입은 사람도 보이는데 이제 달리는 고추가 있다 올해는 더위가 길더니 여리고추가 많아 고추장아찌 담그기 좋을 것 같다tiamo1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가을도 아프다차가운 가을빗속에서 산사나무 열매가 익어간다 볕이 좋으면 열매도 고운 빛으로 익을텐데 제대로 익지 못하는 열매들이 많다 가을도 속으로 앓고 있다tiamo1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나의 애장품내 생일이 9월이라 탄생석도 사파이어다. 그래서 그런지 사파이어를 좋아한다. 어쩌다 금방엘 가도 사파이어만 눈에 들어온다. 결혼 할 때도 사파이어를 했다. 요즘엔 잘 끼지는 않지만 한 번씩 꺼내 보는 재미도 있다. 한 번은 금방사장님 말씀이 이제 유행이 지났으니 셋팅을 바꾸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오래 된 걸 좋다. 유행도…tiamo1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가장 부족한 것밥도 모자라고 반찬도 변변치 않고 밥맛도 없을 때 선택지가 있다 치킨, 피자, 족발, 곱창 사지선다형이다 오늘은 치킨이다 그런데 반도 안 먹고 박스를 덮는다 결국 가장 모자라는 것은 입맛이었다tiamo1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밤비단순히 가을 장마가 길어진 탓일까? 밤비 내리는 소리가 마음 안으로 들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깊은 밤이라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차가운 콘크리트로 투신하는 빗방울의 최후를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세월이 가고 주워 먹은 나이 탓으로 돌리기에도 빗소리는 마음 밖을 겉돌다 간다.tiamo1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계절병세월이 가면 달라질 거라고 어쩔 수 없이 덜하게 될 거라고 그렇게 믿었다. 가을이면 앓는 계절병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동안 묻어둔 욕망이 꿈틀대며 고개를 쳐든다 누군가 캔버스를 들고 지나간다 올컥 속에선 벌써 낙엽이 진다tiamo1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할머니의 고민볼 때마다 싱글벙글 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얼굴에 그늘이 생겼다. 막내 딸 아기들이 벌써 돌이 돌아오는데 다른 외손주들 다 금수저를 해주었는데 금값이 뛰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란다. 걱기에 쌍둥이라 두 개를 사야 하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은 수저를 해 주면 딸이 입이 나올 생각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