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 in # blurt • 12 hour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키 작은 데이지가 우산도 없이 빗속에서 떨고 있다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비를 만나면 빗물 같은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아이처럼jjy in #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카톡 소리가 졸음을 쫓는다 후배가 딸을 시집보낸다는 알림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후배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한동안 연락이 뜸하더니 그새 번호가 바뀌었나 하면서 전화를 걸어본다 이십 년 넘게 키워 준 우리보다 이 년도 안 된 놈이 더 좋다는 딸에 있는 거 알고 달라고 떼쓰는 녀석을 무슨 수로 당하겠어요 이젠 도둑 들 일도 없으니…jjy in #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21.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요즘 밖으로 나가면 제일 많이 보이는 꽃이 영산홍이나 철쭉이다. 그 중에도 백철쭉으로 눈이 간다. 많은 사연을 담고 있을 것 같은 사늘한 얼굴이 말을 걸고 싶어진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저기 굽이만 돌면 금방이라는 말에 버들강아지처럼 들떠 길을 나섰다 산굽이를 안고 도는 길은 냇물을 따라 재잘재잘 걸어도 그 자리 같았다 새로 산 신발이 발꿈치를 물고 길은 갈수록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밭일을 하던 선한 얼굴이 원망스러웠다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쯤 하얗게 손짓을 하는 이팝나무가 보이고 파란 대문이 눈으로 달려왔다…jjy in # blurt • 5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20.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가끔은 . 꽃보다 예쁜 식물을 만난다 하긴 가끔도 아니다 메밀싹이 올라오는 모습도 예쁘고 어린 배추나 고구마 싹의 예쁜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알고 있다 웅동자라는 이름은 어색하지만 볼수록 예쁜 식물이다jjy in # blurt • 7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낯선 역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플랫폼에는 놓쳐버린 기차를 따라가는 굉음이 레일 위를 달리고 있었다 속도를 잃은 무릎에서도 힘이 빠지고 다음 기차를 기다려야 하는 내게 건너편 산을 덮은 안개가 몰려와 시간을 가불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안개처럼 희미한 셈법으로 하루의 일정을 바꾼다 기차처럼 지나쳐 가는 일정들이…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9.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산모롱이에 어리는 분홍빛 가까이 다가가 복숭아꽃이라고 이름을 불렀다 언제쯤 열매를 맺을지 솜털 보송한 얼굴로 달콤하게 익는 날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떠나는 등뒤로 바람이 손을 흔든다jjy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허투루 살지 말아라 잠깐 새에 얕잡아 보이기 십상이다 깊은 산엘 가도 큰 나무 밑에는 잡풀만 무성하고 쓸 만한 나무는 자라지 못하는 법이지 남의 그늘에 들지 말아 한 번 밟히면 일어 설 날 없으니 제일 먼저 말귀를 알아들은 손바닥에 발바닥에 굳은 살이 박혔다 귀도 문을 닫았다 눈도 점점 희미해 질 무렵 이가 단단한 것을…jjy in # blurt • 11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8.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요즘들어 보기 힘들어진 하얀 제비꽃을 만났다 라일락 향기가 흩어지는 그늘 차마 들지 못하는 그 작은 얼굴을 흔드는 바람 볕은 멀고 바람은 떠날 줄 모른다jjy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희끗희끗 반백으로 늙은 겨울산에 개동백이 봄을 켜면 보릿잎이 손가락에 침을 발라 밭이랑에 구멍을 냈다 잠 든 토끼의 등처럼 야트막한 동산 이파리를 기다릴 사이도 없이 진달래가 얼굴을 내밀고 아이들을 불렀다 꽃을 머리에 꽂은 아이들을 따라 산을 내려온 진달래 빛깔 고운 화전이 되고 어둠 속에서 두견주라는 이름을 기다렸다 봄이 오고…jjy in # blurt • 14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수선화가 나란히 서있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의 아름다움에 취해 호수로 뛰어든 나르시스 죽은 나르시스는 아이리스의 울음소리를 듣고 후회하지 않았을까 오늘따라 수선화가 더 쓸쓸하게 보인다jjy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지난 겨울은 갈 길을 잃었다 일찍 오겠다고 토끼처럼 뛰어오던 봄은 낮잠을 자다 길을 잊었다 사월 꽃송이에 꽃비인 양 앙큼스럽게 눈이 날릴 때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봄 상추 심고 쑥갓이라도 심어 먹다 철 지나면 꽃이라도 볼 생각에 묵은 밭에 쓰레기를 치운다 갈퀴 끝에 달려나온 컵라면 지붕 밑에 모래별꽃 젖니가 눈부시다 올…jjy in # blurt • 17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6.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파란 하늘에 기대고 핀 배꽃이 진다 눈송이처럼 날리는 꽃잎을 따라 하얀 나비가 날아간다 꽃이 나비가 되고 나비가 꽃이 되는 봄날이다jjy in #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냉이꽃을 보고 돌아온 날 조각조각 잘리어도 눈을 감지 않는 씨감자의 이마에 재를 발라 흙으로 돌려보냈다 곡우가 지나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볍씨를 물에 담갔다 물 속에서 숨을 참던 볍씨가 눈을 뜨고 조팝꽃이 핀 논두렁을 따라 걷던 하현달이 하얗게 센 눈썹으로 내려다 보는 한나절 볍씨들도 발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날실처럼 가지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