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 in # blurt • 9 hours ago • 1 min read문풍지 테이프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 문틈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 문풍지 테이프를 붙였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주방문 틈으로도 바람이 들어오고 습기가 얼어붙는다. 잠시만 있어도 문이 얼어 열고 닫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결국 문풍지 테이프로 해결한다.jjy in # blurt • yesterday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노인정 문앞을 지키는 지팡이보다 실팍한 고드름이 신전의 기둥처럼 땅에 뿌리를 박으며 동장군의 폭압은 갈수록 더 해 가는데 달력에는 입춘이라는 작은 글씨는 점점 작아집니다 떡볶이에 어묵 국물을 마시는 아이들 입에서 모락모락 아지랑이가 피어납니다 봄이라는 말 대신에 보아도 보아도 봄은 멀기만 한것 같은데 황조롱이 한 마리 눈 덮인…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입춘을 앞서 꽃소식을 보냈다 제주에 홍매화가 피어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람은 차도 꽃은 때를 알고 약속을 지킨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나무가 어디에 꽃을 숨기고 봄을 기다리는지 나무를 몇 바퀴 돌아도 찾을 수 없었다 혼자 늙는 발꿈치처럼 튼 껍질을 손끝으로 더듬었지만 꽃이 있을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먼저 내 눈을 찾은 건 꽃눈이었다 꽃눈이 먼저 눈을 뜨고 내 눈에 꽃을 담아 주었다 기다림이란 상대의 시간표에 나를 맞추는 일이다 나무의 시 /…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하얀 눈꽃이 핀다 언제나 푸른 잎을 자랑하는 소나무 요즘은 소나무도 꽃이 핀다 매일처럼 내리는 눈 천상의 꽃에 쌓인다jjy in # blurt • 7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바람에 휘청거리는 눈송이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솟아오른다 겨울 해가 내려앉은 마당에서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조그만 발자국이 되는 꿈도 있었다 칠흑 같은 섣달 그믐밤 문살 가득 비추는 그림자들이 별떨기처럼 둘러앉아 나이를 빚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나이를 먹어보지 못한 생명을 거두어 어둠을 밀어내고 맑은 복 내리는 새날…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꽃이야기따뜻한 창가에 놓인 화분 보랏빛 꽃잎이 방금 그린 수채와 같다. 바이올렛 같은데 이름이 뭐냐고 하니 미니바이올렛이라고 한다. 연한 보랏빛 물감이 번지는 싱그러운 봄날 같은 꽃 데려가고 싶다.jjy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칼국수엔 칼이 없다는데오늘부터 설 연휴다 연휴 첫날부터 눈이 쏟아진다 오늘부터 눈이 온다고 어제 미리 장을 봤다 꼼꼼하게 챙긴다고 하면서도 몇번을 드나들었다 아침에 반찬도 그렇고 뜨끈한 국이 필요해 떡국을 끓었다 떡을 미리 담그려고 했는데 아뿔싸!!! 떡이 하나도 없다 칼국수엔 칼이 없어도 되겠지만 떡국에 떡이 없다면 말이 될까?jjy in # blurt • 10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아침마다 책가방 몌어주시며 선상님 말씀 잘 들어라 선상님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열 두번을 말 해도 그때뿐인 엄마가 부끄러윘다 친구 엄마들 파마머리에 곱게 화장하고 예쁜 옷 입고 오는데 상복차림에 나무비녀 꽂은 엄마가 부끄러워 김밥도 먹기싫었던 소풍 날 소낙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빗물처럼 주룩주룩 울며 떠는 딸을 보다못해 딸…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박만 송이 장미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백 송이 장미를 받아도 꿈을 꾸는 것처럼 황홀할텐데 박만 송이 장미는 어떨까 혼자 상상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 송이 장미가 같는 매력을 떨칠 수가 없다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할까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전화를 안 끊어서 ...택배 도착 시간이 훨씬 지나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설밑이라 배송물량이 많은 때라 이해가 된다. 택배 기사님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물건 배송하기도 힘든데 전화를 해서 언제 오느냐 어디 가야하니 빨리와라 우리집 먼저 오면 안 되느냐고 빗발치는 전화 응대가 더 바쁘다고 전화를 걸어 막무가내로 떼를 쓰고 길게 붙들고 있어 곤란하다고…jjy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잠이 겹친 눈꺼풀을 들추는 블루라이트가 눈사람이 아닌 우산을 보여준다 꽃비를 따라 아롱거리는 나비처럼 첫눈을 기다리던 시절 그림자도 없이 길을 나서는 바람소리에 문소리보다 귀가 먼저 열리던 그런 날들은 눈발처럼 날아가고 빈 가지에서 빗방울을 입에 물고 을음을 그친 동박새처럼 빗방울의 낮은 목소리를 따라 손끝으로 식은 찻잔을…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포근한 날씨에 베고니아가 활짝 피었다 한 겨울에 만나는 빨간 꽃이 보는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한다 짝사랑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리는 꽃이다jjy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끝내 가지려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윤슬 가득하던 강가에 서서 바라보는 세상은 깊은 침묵이었다 이파리 하나 남지 않은 나무도 오리발처럼 빨갛게 언 수마리를 움직이며 허공에 긴 편지를 쓰는 것으로 지난 세월을 곱씹는 버릇을 억눌렀다 바람은 바람대로 길을 낼것이고 구름은 구름대로 자라나겠지만 곯리는 감자처럼 부글거리다 빈 껍질로…jjy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늦둥이 졸업한다고 해서 조그만 후리지아 꽃다발 하나 선물했더니 예쁜 사진으로 돌아왔다. 꽃다발을 풀어서 아이들 방에 엄마 화장대에 그리고 식탁에 하나가 세 개가 되었다. 기쁨도 세 배가 된다.jjy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우리집은 경로당...아들의 음성이 점점 커진다. 어머니는 무엇인지 계속 떼를 쓰면서 아들을 불러댄다. 목 마르다고 불러 들어가보면 물이 가득한 컵이 몇 개나 줄을 서 있다. 혈당체크 하자고 하면 안 한다고 하다 다시 당 재야 한다고 부른다. 화장실 가는 것도 춥다고 방에서 용변을 보시겠다고 요강 달라고 이번엔 지렸다고 옷 갈아입는다고 며느리를…jjy in #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구름이 해를 에워싸고 있다 타오르는 태양도 구름 뒤에서 서서히 식어갈 것이다 바람이 몰려왔다 서로 스크럼을 짜고 오는 바람은 오백년도 넘은 밤나무를 쓰러트리고 갈대의 무리가 허리를 굽히고 땅에 이마를 찧을 때까지 몰아쳤다 그래도 바람처럼은 아니어서 그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서 고맙다고 해야 할까 소꿉친구가 갈림길에서 잘가라고…jjy in # blurt • 2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너무 단정해서 그림처럼 보이는 꽃 사랑초라고 하기에는 솜씨 좋은 사람이 만든 조화라고 착각 할 뻔 했다. 사랑초의 한 종류로 세리즈스톤이라고 부르는 단발머리에 교복을 입은 소녀의 맑은 눈빛이 떠오르는 꽃이다.jjy in # blurt • 21 days ago • 1 min read권력의 힘국민대학교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여사의 박사학위 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국민대 관계자는 숙대가 석사 학위를 취소하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보면서 때늦은 감도 있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체포 된 지금에 와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씁쓸한 분위기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취했던 태도와는…jjy in # blurt • 22 day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함께 있을 땐 어여쁜 줄도몰랐다 행복에 겨워 떨어져 그리며 별빛보다 밝은 눈 향기로운 말씨가 떠나지 않는 얼굴 가슴에서 뛰는 그 목소리 동백꽃 그리움/ 김초혜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