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blurt • 17 hours ago함께 읽는 시낡고 헤진 여름의 옷자락이 끌린다 뜨겁던 날을 잊고 늦장마의 사나운 발톱이 할퀸 상처를 두고 구름 흩어지는 하늘이 반가운 맘 할미질빵이 하얗게 흔들리는 기슭에서 혼자 꽃잎을 펼치고 쑥부쟁이를 찾는다 활짝 핀 백일홍을 보며 활짝 펼친 호랑나비의 날개 위로 여름이 지나간다 가을의 시 /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jjy in blurt • 2 days ago꽃 이야기빗속에서 흔들리는 하얀 꽃무리 가녀린 줄기로 큰 나무를 에워싸고 꽃을 피우며 가을을 부르고 있다 눈송이 같은 할미질빵꽃을 보면 가을이 달려올까 빗속에서 흔드는 하얀 손jjy in blurt • 3 days ago우선멈춤, 아니 우선 환영연어는 깊은 바다에 살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흔히 어떤 조직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사람을 놀림조로 연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월이 무던히 흘렀다. 우리 단체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떠났던 회원들이 하나 둘 눈짓을 보낸다. 나이 들면서 삶의 터전을 옮겨…jjy in blurt • 3 days ago우선멈춤, 아니 우선 환영연어는 깊은 바다에 살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 것으로 생을 마감한다. 흔히 어떤 조직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사람을 놀림조로 연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월이 무던히 흘렀다. 우리 단체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떠났던 회원들이 하나 둘 눈짓을 보낸다. 나이 들면서 삶의 터전을 옮겨…jjy in blurt • 4 days ago함께 읽는 시백화점에서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진주알 셋팅을 해서 끼고 다니라며 커피잔 접시에 올려놓는다 또르르 접시를 빠져나온 진주알이 식탁위를 거리낌 없이 구른다 셋팅 값이 더 들어가겠다는 말이 민달팽이의 더듬이처럼 움츠러드는데 진주알은 내앞으로 굴러오고 있었다 며칠 뒤 금방앞을 지나가는데 조개껍질처럼 텅 빈 머릿속에서 셋팅이라는 글씨가…jjy in blurt • 6 days ago선행의 두 얼굴가끔 여러 사람이 모인 가운데 있다보면 난감한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처음에는 서로 돕는 마음으로 힘든 일이나 남이 하기 꺼려하는 일도 기쁘게 하게 된다. 그러나 그게 시간이 갈수록 해야 하는 사람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구분지으려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일이 반복 되다보면 처음에 좋은 뜻으로 시작했던 일이 나만 바보 취급…Join A-Ads Networkjjy in blurt • 7 days ago함께 읽는 시장마가 끝나고 뭉게구름 사이로 바람이 선들거리면 복숭아나무에 농익어 떨어지는 여름 오이는 덩굴 속에 제일 잘 생긴 오이를 감추기 시작한다 나팔꽃과 환삼덩굴이 한데 얽히고 점점 허룩하게 배를 비우는 옥수수밭 옆에서 코스모스가 재잘거리는 소리가 높아진다 강아지 한 마리 딴엔 으슥한 풀섶을 골라 다리를 들다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풀에…jjy in blurt • 8 days ago꽃 이야기수국이 한창이다 수국은 토양에 따라 색이 다르다 어떤 자리에서는 자주색 또 어디에서는 하늘색에 가깝다 자주꽃을 보라색으로 바꾸려면 백반을 얹어 둔다고 한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사람들 농간이 걱정이다jjy in blurt • 9 days ago도난사건스마트폰을 뛰쳐나온 음성은 다급했다. 우리 작품 전시 해놓은 게 하나도 없이 사라졌어요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려다 우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고 신고를 하려고합니다. 어젯밤 일이 다급하게 돌아갔다. 관내 면장님 취임식에 공원에 전시하고 있는 시화작품을 면사무소에 전시를 했으면 하는 의사를 부회장님을 통해 전달을 받았고 흔쾌히 승낙을…jjy in blurt • 10 days ago함께 읽는 시비가 쏟아지자 이파리를 늘어뜨리고 있던 나무들이 이때다 하고 온 몸을 씻는다 근질거리던 겨드랑이까지 빗줄기를 맞는 공원길 강아지풀이 고개를 내밀고 앉은 벤치 컵라면 용기들이 앉아 빗물을 받는다 모른체 하고 지나갔다 나뭇가지에 배가 불룩나온 하얀 비닐봉지 그냥 두고 간다 걷다가 물컹하게 밟히는 순간 발로 걷어찼다. 개똥 같은…jjy in blurt • 11 days ago꽃 이야기볼때마다 참하게 예쁘다고 다시 보게되는 꽃 그러면서도 이름이 잘 기억되지 않아 몇 번이고 찾아보게 되는 그런 꽃이다 알라만다 라는 이름이 입에 붙지 않는다 알려다 마는 거 같은 그런 이름 꽃이 서운해 울기전에 기억해야지Join A-Ads Networkjjy in blurt • 12 days ago배가 고픈건가저녁때 편의점 앞에 노란 트럭이 서면 아이들이나 젊은 엄마가 기다렸다는 듯 찾아온다 포켓몬빵이라는 장난감 이름 같은 빵을 사기 위해서란다 도대체 무슨 빵이냐고 하니 빵을 하면 포켓몬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 번에 한 두개만 나와 아이들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그 빵을 파는 집에 꼬마 손님이나 젊은 엄마 아빠가 몰린다고 한다. 다 영업…jjy in blurt • 13 days ago함께 읽는 시바다는 안개에 갇힌 한계령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들고 서 있는 나를 알아보았는지 쉬지 않고 해안선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성급한 마음에 껑충 뛰어오르기도 하고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면서 모래밭으로 달려와 하고 싶은 말은 한 마디도 못하고 쓰러졌다 그렇게 가슴저미는 그리움이라면 먼 바다가 되지말고 들길 어디에든 마음대로 피는 엉겅퀴나…jjy in blurt • 14 days ago꽃 이야기가게 앞에 아름다운 수련이 놓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꽃이 있었다는 주인장 마음 좋은 집에 좋은 일이 생긴다jjy in blurt • 15 days ago꽃 이야기고요히 타고있는 불꽃처럼 빨간 꽃이 인상적이다 주인에게 이름을 물었다 브라질리안캔들이라고 이름을 지은 사람도 나와 느낌이 같았을까 설마 얼굴도 닮은 건 아니겠지jjy in blurt • 16 days ago함께 읽는 시삼복더위라는 말에 짜증내지 않고 잘 견디고 지나가면 세 번이나 복을 받는걸로 알았다 집에 오면 꼬리 치며 따라나오던 개를 주는 대로 잘 먹고 마루밑에서 자며 집도 잘 지키는 개를 골짜기로 끌고 가서 청솔가지에 그을린다는 걸 알고 복 받기는 틀렸다고 일찌감치 포기했다 복날/ 고지영 복날 아침 막 쪄낸 개떡 한 소쿠리…Join A-Ads Networkjjy in blurt • 17 days ago꽃 이야기쟈스민이 빗속에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바람에 빗물을 털고 괜찮다고 조금 있으면 좋아진다고 다독리고 있다jjy in blurt • 18 days ago회화나무꽃이 피었습니다.이슬비를 맞으며 산책하는데 멀리서 하얀 꽃이 보인다. 이팝꽃이 지고 장미와 능소화가 피고 무궁화가 피면서 이제 나무에 피는 꽃은 끝이구나 했었다. 무슨 꽃인가 다가가서 보니 하얀 꽃이 완두나 콩꽃을 닮았다. 그동안 수 없이 지나다니면서도 회화나무가 있다는 걸 몰랐다. 중국이 고향인 회화나무는 상서로운 나무로 생각하여 문 앞에 심어두면…jjy in blurt • 19 days ago함께 읽는 시어둠이 내리기 전 작은 별이 나와 밤을 기다린다 오늘은 가로등보다 조금 높은 하늘을 보며 별들과 말동무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노을 뒤에 숨어 깜빡거린다 항로 표지도 읽을 줄 모르는 작은 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자 별들의 등뒤로 검은 커튼이 드리워지고 빈 의자에 종이컵과 나란히 앉은 눈동자에게 별 하나 손을…jjy in blurt • 22 days ago솥타령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없지만 그리 오래 전이 아니어도 자기 아내를 솥뚜껑 운전수라고 부르는 간덩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은 남자들이 있었다. 알고보면 남자는 솥뚜껑 운전수에게 밥 얻어먹고 사는 존재다. 하기는 요즘이야 모두들 전자 밥솥을 쓰니까 솥뚜껑 운전을 한다. 솥뚜껑을 소당이라고도 부르는데, 손잡이는 소당꼭지라고 불렀다. 솥의 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