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blurt • 18 hours ago • 2 min read이 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가 공짜다. 사실 공짜는 무서운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되어 땅을 치는 일이 있는게 바로 공짜다. 결국 가장 큰 대가를 치르게 한다. 두 번째가 정답이 없다고 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머리를 짜기도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면 그럴 듯한 답이 나온다. 그러나 결국 그것도 정답은…jjy in blurt • yesterday • 2 min read가재와 게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던 것이 시대의 변화 때문인지 가재와 게가 처음의 마음처럼 계속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 거기에 처음엔 친구라고 하더니 친구가 아니라고 하는 쪽도 있다. 처음에 유유상종의 동질을 과시하듯 잘 맞는 듯 했으나 얼마 가지 않아 삐걱거린다. 이젠 삐걱을 지나 서로 으르렁 거린다. 적어도 나는 집게 발은 있지만…jjy in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마지막으로 손을 놓는 이파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부터 광합성을 하는 일도 없고 침으로 마른 입을 적시며 살아야 한다고 앙상한 뼛마디로 구름을 잡을 듯 기지개를 켜고 버텨야 겨울이 지나간다고 겨울바람은 죽음의 문턱까지 끌고 가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마지막 숨을 토할 때까지 목덜미를 움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꽃을 잃을…jjy in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겨울이 되니 거리에 꽃이 사라진다. 새로 오픈한 카페 나란히 줄맞추어 서 있는 윌마 갓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풋풋하고 예쁘다. 꽃이 아니라도 좋다.jjy in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낮달쨍그랑 소리가 날 것 같은 파란 하늘에 낮달이 핼쓱하다 시린 손을 불며 걸으면 가지 끝에 달린 마른 잎들도 바스락 거리며 떨고있다 등을 떠미는 해에 쫓기는 달이 손을 놓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고 마른잎을 흔들고 간다jjy in blurt • 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올 겨울 들어 두 번째 눈이 내린다 눈이 쌓이기도 전 멀리 있는 식구들 걱정이 소복소복 쌓인다 백양나무가 생크림 같은 눈송이를 얹고 케잌처럼 앉아있는 길을 지나며 생급스레 케잌이 먹고 싶어진다 생일 때나 사던 케잌이라 무슨 좋은 일이 없을까 뒤적여도 대답 없는 기억을 내려놓고 하늘을 본다 나풀나풀 눈송이가 되어 품으로…jjy in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꽃이 아니라고 해도 좋다 까치밥으로 남은 감 찬 바람 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하는 굶주린 새를 위해 오늘도 혼자 가지끝에서 떨고 있다jjy in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봄비를 닮은 겨울비가 귓전에서 속살거린다 혼자 있는 시간은 점액질로 다가오는 유혹을 밀어내기 힘들다 악은 외로움을 먹이로 하고 있으니 혼자 듣는 빗소리도 몇 번이나 허물을 벗으며 다가온다 뱀보다 위험한 독을 지니고 온다 겨울에/ 김지하 마음 산란하여 문을 여니 흰 눈 가득한데 푸른 대가 겨울 견디네 사나운…jjy in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꽃이 사라진 거리 꽃처럼 생긴 잎모란이 가득하다. 눈이 내리면 토핑처럼 눈을 얹고 있다 해가 뜨면 다시 장미꽃 같은 얼굴을 보여주는 꽃 아닌 꽃이다.jjy in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남쪽 나라바라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파란 하늘 갑자기 추워진 날씨, 잠시만 밖에 나가도 코가 맵다. 소설 추위를 호되게 하는 것 같다. 이런 날은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고싶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파도소리를 듣고 밤이면 손에 잡힐 듯한 별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기고 싶다.jjy in blurt • 11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아침 노을이 가득한 하늘 하늘이 궁전처럼 보인다 빛나는 금테를 두른 구름들이 금빛 햇살을 쏟아낸다 뼈만 남은 나무들에게 겨울이 시작 되기 전 헐벗은 마음으로 살아야할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겨울행/ 나태주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 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jjy in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가로수 그늘에 장미가 피었다 어쩌면 올해 만나는 마지막 장미일지도 모른다 서리를 어떻게 피했을까 찬 바람을 잘 참았을까jjy in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빈 자리며칠을 두고 마음이 바쁘다 더구나 버팀목이 되어 주시던 분께서 안 계시고 몇 년 째 책을 맡아서 해 주시는 분은 모친상을 당하셨다. 게다가 올해는 시화전까지 겹쳐 있다. 허둥지둥 거리며 순서도 바뀌고 시행착오가 많다. 리플렛도 늦게 하고 행사장 현수막도 까맣게 잊고 있다 한 밤중에 주문을 했다. 언제나 든든하게 자리해주시고 도와주시던…jjy in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겨울 바다를 찾아갔다 바람이 시지프스의 영(靈)을 외투처럼 걸치고 물결을 둘둘 말아 모래밭에 눕혀놓고 돌아가기를 되풀이 한다 벌서 오래전 모래밭에 새겨둔 글씨들이 머리를 털고 일어나 무릎을 세우고 걷기 시작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글씨들의 표정이 밝아지다 어두워진다 내일이 없는 연인들의 얼굴처럼 석양이 바람의 등을 떠밀었다…jjy in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한 때는 꽃이었을 빈 꼬투리가 겨울잠에 들기전 흐린 하늘이 몰래 보내주는 햇살을 맛있게 받아먹고 있다 병꽃으로 피어나는 꿈을 꾸며...jjy in blurt • 16 days ago • 3 min read천칭자리 여자나들이도 하도 오랜만에 하려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우선 입고 갈 옷을 챙기는 것도 그렇고 모자나 신발을 고르는 데도 옷과 맞추느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옷이 편하면 모자가 마땅치 않고 모자를 맞추면 신발이 편치 않다. 나중에는 옷을 신발에 맞추게 된다. 거기에 가방도 한 몫한다. 평소에 여행이라고 할 기회가 없다보니 이런 일이…jjy in blurt • 18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첫눈이 온다 먼지 같은 눈이 내린다 꽃비를 기다리는 마음에 매화꽃은 피지 않는다 눈 내린 날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눈송이 잡으러 가는 고양이 발자국 눈만 오면 뛰어다니는 강아지 발자국 앵두꽃 냄새가 나는 꼬맹이 발자국 점 하나씩 찍고 가는 할아버지 발자국 구두 발자국, 운동화 발자국 자전거 발자국 자동차 발자국 발자국 따라…jjy in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아침마다 인사를 나누던 메리골드에게도 마지막 날이 왔다 꽃답게 죽은 최후를 배웅한다jjy in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고장난 우산오늘은 수업이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고 나가도 시간은 틀 턱걸이다. 선생님의 명강의를 듣고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새로 나올 문학지 교정을 본다. 여럿이 해서 일찍 끝났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계단을 내려오면서 벌써 난감한 상황에 마주친다. 차에 우산을 두고 왔다. 주차장은 멀리있고 멈칫 멈칫…jjy in blurt • 20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이미 숨이 끊어진 잎을 매달고 놓지 못하는 자작나무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애써 두려움을 감추는 동안 슬픔은 잠시라고 스스로를 위로 하지만 홀가분하게 떠나지 못해 잡은 손을 놓지 못하기는 담쟁이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차디찬 벽을 등으로 덮어 깃을 접지 못하는 철새 가쁜 날개 짓 강요된 이별 앞에 응결 된 애수 서리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