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jjy in # blurt • 17 hr.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여름의 등에 업혀 다니던 햇볕이 은하수가 기울던 길을 더듬거리며 그늘을 만들고 다닙니다 고개를 치켜들고 자라던 풀잎들마저 입자루를 부풀리느라 꽃을 피우는 일도 시들해졌습니다 빈 하늘엔 반쪽이 된 얼굴로 나온 달이 밤과 낮의 등을 붙이고 키를 재고 있습니다 이제 나를 비운 자리를 메울 낯익은 어둠에게 긴 편지를 써야할 시간입니다 추분(秋分)/ 나유성 오랜만에 당신이 아름답게 보이는 걸 보니 몹시 외로운가 봅니다 저울에 당신을 향한 마음을 얹어보니 사랑과 미움이 수평입니다 이 밤이 지나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마음은 한 쪽으로 기울어지겠지요.jjy in # blurt • 2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8.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한데 모여 살던 일일초가 살림을 난다 한 포기 남았다고 주면서 키가 작다고 하나 더 준다 빈 화분에 심었더니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예쁘다 새집에 왔으니 잘 자라라 이쁜 것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조팝꽃이 흐드러지던 봄이었다 봇도랑에서 들미나리를 뜯어 재빠르게 나물을 무치던 손이 갑자기 멈칫거리다 장독대 앞으로 달려갔다 행주치마로 얼굴을 감싼 어깨가 기울어지며 보리이삭처럼 출렁거렸다 봄마다 미나리나물을 기다리시던 친정아버지 생각에 목이 메이는데 둥지를 빠져나온 뻐꾸기가 조팝꽃 무덤에서 울었다 종암동/ 박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 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jjy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힘이 빠진 여름처럼 화분도 허술해진다 아직도 분홍을 간직한 사피아니가 늘어진 덩굴을 붙들고 매달려 있다 하루 하루 싸늘해 지는 날씨 손을ㅈ놓아야 할 날도 다기ㅡ옥 있다jjy in # blurt • 7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가을엔 하늘빛조차 찰랑거린다 보고 싶은 마음에 겹눈을 갖게 해달라고 손가락 끝에 불을 붙이고 기도하던 밀잠자리의 눈물과 바람에게 꽃을 빼앗기고 이제 세상에 빛은 없다고 영영 아침이 오지 않기를, 다시는 꽃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던 산수유나무의 쏟아내던 핏빛 울음까지 눈물로 출렁이는 하늘에 손을 적셔 가슴을 쓸어내리면 상처를 지닌 채 가을을 맞아야 하는 풀잎들도 지난 일을 묻고 홀씨를 날린다 익어가는 사과 속에서 가을볕을 훔쳐먹던 벌레도 하늘로 이어지는 길을 묻는다 가을/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던 날 잠가놓은 심장 안으로…jjy in # blurt • 8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6.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싸늘한 아침 금빛 햇살에 몸을 녹이며 따뜻하게 웃는 제라늄이 사랑스럽다 인적도 드문 좁다란 골목 꽃을 보며 길을 찾는 새들이 화분 주변을 맴돈다 항상 그자리에 있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것 같다jjy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덜컹거리는 직행버스가 가을나무처럼 서 있는 그림자를 남겨두고 떠난다 나무는 드문드문 단풍이 들고 혼자 남은 그림자도 가을나무처럼 물이 들고 있었다 버스는 억새풀 흔들리는 길을 흔들리며 지나가고 지금쯤 얼굴에 가을이 물들던 그림자는 아직도 억새풀처럼 떨며 서있는지 물결이 자꾸 뒤를 돌아보며 느릿느릿 흘러갔다 가을 길에 혼자 서 있으면 누구라도 풍경이 된다 가을/ 정호승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jjy in # blurt • 11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5.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얘기나팔꽃이 혼자 나왔다 엄마도 친구들도 다 두고 이렇게 혼자 떨어져있다 곁에 있던 유홍초가 가만히 보다 말을 건다 우리 친구할까? 오늘부터 1일, 알았지?jjy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찾아 보면 아무것도 없다 잠을 청하면 정체 모를 소리가 이어진다 매미를 잡았다고 자랑하는 아이들이 한 마리 주길래 나뭇잎에 올려놓고 잘 가라는 인사도 했다 착한 일도 화근이 되는 건가 이슬만 먹고 산다는 숫매미와의 동침은 상상이나 했을까 그림자만 스쳐도 잠을 놓치는 터에 한 날 한 시에 어른 된 사이도 아니고 겸상/ 김기연 전주명가콩나물국밥집의 주문은 간단명료하다 -콩 하나! 뒷말 뭉텅 날려버리고도 피차 통하는 뜨거운 국밥 날달걀 타닥 깨어서 넣은 반동강 난 껍데기에 날개 몽땅한 파리 한 마리 바짝 당겨 앉는다 왼손 손바람으로 허그적 날리는데 요것 봐라 금세 다시…jjy in # blurt • 14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계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백로가 지났다고 아침 저녁 쌀쌀하다 못해 춥다 길에 핀 메리골드가 양지쪽으로 얼굴을 돌린다 춥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모두가 땅만 보고 걷는다jjy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바람 몇 번 지나가면 다 잊고 살겠지 어느 순간 돌아 보아도 돋을새김으로 빛나는 뒷모습 무성했던 기억이 웃자라지 않기를 나에게로 오는 길도 혼자 돌아가야 했던 길도 발에 힘을 주어 지근지근 밟았다 호우주의보는 끝났다 빗줄기 뒤로 숨던 표정을 그 목소리를 이슬방울 속으로 밀어넣고 봉인하는 손가락에 쪽빛 물이 든다 백로/ 전상태 숫매미 울음 그쳤다 울어도 젖 주지 않는 울음이었다 이젠 울 수가 없다 7년 만의 첫 외출. 보름 만에 다시는 영영 못 올 외출이 끝났다 울어도 누구 하나 젖 주지 않았기에 홀아비 서러운 울음 그쳤다. 숲이 눈물 흘린다 새벽 기도를…jjy in # blurt • 17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3.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빨간 새깃 유홍초 한 송이는 밖으로 나와 빛 가운데 얼굴을 내밀고 한 송이는 잎사귀 뒤로 숨어서 보고있다 한 가지에 태어나고 자라도 성격은 서로 다르다jjy in #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말복을 넘긴 해가 젖 물린 강아지처럼 댓돌에 누우면 할머니는 바가지우물가에서 금빛 놋수저를 찾아들고 감자를 깐다 금덩이 같은 손주들 입에 들어갈 감자를 깐다 반도 넘게 닳은 놋수저가 재빠르게 옴팍눈을 도려낸다 지금도 감자를 까고 계실까 반쯤 닳은 놋수저 구름 사이를 지나간다 낮달/ 문인수 왜 그리 내 저무는 때에만 오시는지. 또 비켜나시는지요 어머니, 당신의 인생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저 바람 찬 가지 끝 먼 산마루 여러 길 위에 근심의 힘으로 뜬 흰 낯빛.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자꾸 멀리 잊습니다.jjy in # blurt • 20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2.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 ⋈ °˖✧ —————————— ✧˖° ⋈ °˖✧° ⋈ °˖✧…jjy in # blurt • 2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이렇게 쨍한 빨강도 있다. 양귀비의 화려함과 무궁화의 꽃술을 닮은 꽃 처음엔 닥풀이라고 착각을 했지만 이토록 농염한 아름다움을 두고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무궁화가 떠나가는 여름에 불을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