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 blurt • 19 hour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화초를 워낙 잘 키우는 사람이 누가 버린다는 풍란을 주워다 온갖 정성을 들여 보살폈다 다들 죽는다고 했지만 육년만에 꽃을 피웠다고 사진을 보냈다. 정성도 갸륵하지만 고결한 자태에 눈을 떼기 힘들다.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억새꽃가을볕을 잡고 반짝이던 손길도 이제는 윤기를 잃었다 바람은 더 이상 헛된 꿈을 품지 말라고 차갑게 말한다 그러나 돌멩이를 던지면 쨍그랑 소리가 들릴 것 같은 하늘을 보면 아직은 가을이라고 이대로 돌아서기는 너무 이르다고 파란 하늘을 향해 가는 팔을 흔들고 있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철새들은 기어이 북쪽으로 길을 잡았다 속으로는 *대붕(大鵬)을 꿈꾸며 몸서리쳐지는 바람 속을 날고 있을 철새들 주섬주섬 옷을 찾아입고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하고 새벽을 연다 싸늘한 공기가 목덜미를 휘감는다 구만리 창공을 날고 있을 그 무거운 날개에도 금빛 햇살 몇 알 떨어지기를 가난한 기도가 북녘 하늘을 날고 있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미리 크리스마스시간을 앞당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11월 중순인데 벌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 얼굴도 예쁜 주인이 예쁜 옷을 파는 집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천천히 가면 좋은데jjy in # blurt • 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논바닥보다 논두렁이 더 넓은 다랑논 다락 같이 높은 산비탈을 갈아 소발자국 묻힐만큼 물이 고이자 논이라고 밤꽃 지고나서 모 한 줄 꽂았다 뻐꾸기처럼 울고 싶은 늦은 봄날 이팝꽃이 앉았던 자리를 찾아 눈물을 떨구고 콩을 묻었다 새벽별이 내려주는 맑은 이슬 한 모금에 싸락눈처럼 떨어지던 하얀 벼꽃들 논에서 벼 한 섬 거둘 때…jjy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회려한 장미꽃에도 단풍이 든다 꽃의 시간은 가고 낙엽이 지기전 잠시 단풍의 시간이다 머지않아 낙엽도 지고 눈꽃이 그 새처럼 앉아 있겠지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허수아비내 이름은 허수아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아무것도 모르는 허수아비 하루 종일 빈들을 지키느라 양팔을 들고 허세를 부리며 보내는 기나긴 하루 나는 허수아비 허튼 웃음만이 내 이름을 지킨다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혼자 길을 가던 사람이 허물없이 서로 옆구리를 기대고 흔들리는 갈대를 보며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계절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싶어 나무처럼 빈 손을 가슴에 포개고 하늘을 보면 *시리우스를 떠나온 빛이 비단실 같은 바람의 뿌리를 펼쳐들고 혼자 기우는 그믐달 발톱밑에 한 올 한 올 심었다 갈대도 나무도 될 수 없는 사람은 세상에서…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부겐베리아도 사랑을 고백하고 싶을까 손하트를 보내듯 이파리들을 바라보며 꽃잎을 포개고 있다 사랑해, 사랑해요 고운 목소리가 들린다jjy in # blurt • 12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꽃을 잃는 다고 서러울 일은 아니다 잎을 잃는대서 소리내어 울 일도 아니다 처음부터 잃을 것 하나 없는 삶에 비하면 가을이 간다고 슬퍼하지 않는 까닭이다 만추/ 노천명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 그는 온갖 화려한 것을 다 거두어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하늘은 더 아름다와 보이고 대기는 한층 밝아 보입니다.…jjy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꽃집 창문을 들여다보며 놀란다 아직은 국화의 계절이라고 가을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포인세티아가 주인공처럼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가래떡데이다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유유상종보기만 해도 입에 단물이 고이는 누렇게 익은 배는 어디론가 떠나고 잎사귀만 남았다 그런데 잎사귀도 누런 빛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니라 그 열매에 그 잎이다jjy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수면위에 동심원을 그리며 놀던 물새들이 가을이 오면서 V자를 그리며 미끄러져간다 무엇을 말하려는 몸짓일까 며칠 뒤 파란 하늘을 수직으로 날아오르는 새들이 보인다 조금 올라가다 떨어지는 어린 새들은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가을도 저물어갈 무렵 새들이 하늘에 V자를 그리기 시작했다 산을 넘기도 하고 구름을 지나가기도 했다 이별을 위한…jjy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기쁜 날엔 꽃선물이 가장 잘 어울린다. 영광의 자리를 더 아름답게 장식하고 보내는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 향기처럼 전해진다. 쌀쌀한 날씨에 노랑 호접란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분위기를 돋운다.jjy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입동계절은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아침에 나가보니 차가 하얗게 얼었다 녹을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 손으로 성에를 긁고 히터를 창쪽으로 돌린다 갑자기 추워졌다고 하지만 갑자기가 아니라 때가 온 것이다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파란 눈길이 싸늘한 하늘 빨간 자동차도 하얗게 반짝인다 그리던 달을 만나기는 했는지 반가운 마음 서러운 얘기를 다 털어냈는지 달맞이꽃은 서리꽃으로 변했다 은행나무는 벌써 빈손이다 입동(立冬) / 이성선 잎이 떨어지면 그 사람이 올까 첫눈이 내리면 그 사람이 올까 십일월 아침 하늘이 너무 맑아서 눈물 핑 돌아 하늘을…jjy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무리지어 핀 설악초 하마터면 밤사이 첫눈이 내린 줄 알았다 이렇게 안개처럼 모여있으면 밤이 되어도 무섭지 않아 찬바람이 불어도 조금만 흔들리며 살자 우리 함께 있으면 할 수 있어jjy in # blurt • 20 days ago • 1 min read구두어저씨구두수선차 앞에 얌채주차를 했던 차들이 사라졌다 처음엔 잠깐만이라고 했는데 오래 걸려 전화를 하니 받지도 않는다 한참만에 나타나서 하는 말 치과에 다녀왔다 물리치료 받고 욌다는 어이없는 말을 한다 양보를 권리와 혼동하는 사람들 구두아저씨 화가 나서 점심도 거른다jjy in # blurt • 21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아는 사람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더 많아지던 때가 낙엽처럼 떨어져 나간 달력들이 그믐달이 지는 때를 기다려 각처에서 모여들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보다 이해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받은 것은 대부분 흘려보내고 혼자 있는 연습을 한다 잉여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jjy in # blurt • 2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가을볕 아래 노랗게 웃고 있는 들국화 꽃은 가을볕이 좋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따뜻한 햇살을 마시며 꽃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해 보았을까 깊어가는 가을처럼 짙어가는 국화향기 몇 날을 가슴을 조리고 살아야 마지막 날까지 향기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