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 blurt • 18 hour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마가 걷히고 불볕더위가 시작 됐다 조금만 움직이면 벌써 땀이 흐른다 작은 연꽃처럼 앙증맞고 예쁜 고마리가 하늘을 본다jjy in #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옥수수밭으로 바람이 지나간다 옥수수잎이 G선으로 서걱이며 연주를 시작한다 가르마처럼 뚜렷한 잎맥을 타고 미끄러지는 빗방울이 잠시 머물다 가는 삶에 매이지 말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흔적 없이 스며든다 서로 앉은 키를 재고 있던 옥수수 알이 목젖을 당겼다 놓아주며 바깥으로 귀를 기울인다.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오규원 …jjy in # steemzzang • 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무궁화가 소복을 했다 보통 보라빛 꽃잎에 붉은 화심이더니 오늘은 곱디고운 모시 치마저고리다 순백의 아름다움이 학처럼 고결하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체격은 작아도 마당발이라는 사람 이사 온지 얼마 안 되면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눈이 먼저 인사를 하는 사람 입이 그 다음에 인사를 하고 상대의 손을 덥석 잡고 언제 커피라도 한 잔 하자며 이를 훤하게 드러내며 웃었다 그러나 같은 커피 공화국에 살면서도 같이 커피를 마신 적은 없었다 언제라는 말은 원래 힘이 약했다 장마철…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잠시 멈춤장마가 잠시 멈춘다 멍멍이들이 신났다 잔디밭이 좁다고 달리더니 잠시 멈춰 서서 친구를 부른다 둘이 코를 땅에 박고 킁킁 거린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jjy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마가 잠시 쉬는 틈에 들풀들이 신이났다 강아지풀도 동그랗게 꼬리를 말고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거미줄은 이슬이 총총하다 잠시 한눈을 파는데 눈에 들어오는 진분홍빛이 있다 끈끈이대나물이란다 앙증맞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 그래도 까닭이 있겠지jjy in # blurt • 7 days ago • 2 min read마음의 짐무거운 짐을 들고 갈 때 언제나 이걸 내려놓을까 하는 생각 뿐이다. 그래도 손에 든 짐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내려 놓게 되어 있다. 또 어쩌다 운이 좋으면 도움을 받거나 같이 들어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정말 어렵고 무거운 짐은 마음의 짐이다. 며칠 전 우연한 일로 마음의 짐을 얻었다. 편하다고 해서 말을 놓게 된 것이다. 하는…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몇 해째 갱년기를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친구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 것도 다 갱년기 때문이라고 그건 아니다 꽃을 보아도 벌써 예쁜 아기를 보아도 벌써 누구네 집 아들이 군대를 가도 벌써가 인사다 벌써라는 말이 노화를 업고 달린다 벌써라는 말 속에 생각도 행동도 굼뜨다는 뜻이 봉숭아씨처럼 들어있다 늙었다를 두 자로 줄이면…jjy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맛비 속에서 부추꽃이 혼자 핀다 우산도 없이 쏟아지는 비를 다 맞으며 서있는 꽃 우산을 받쳐주고 싶다jjy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장맛비브레이크 타임에 외출을 한다. 차는 사우나가 되어 있다.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내리고 출발 한다. 얼마 가지 않아 열린 차창으로 빗방울이 튀어들어온다. 잠시 창을 열었다고 열이 식었다. 와이퍼로 빗방울을 밀어내며 가는데 삑삑대는 소리가 난다. 그새 비가 그쳤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비가 오다 그치다를 반복한다. 일을 마치고…jjy in # blurt • 11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구박데기 며느리가 청솔 타는 연기에 비 오듯 눈물을 쏟으며 개를 삶는다 서럽고 배고픈 며느리 몰래 암뽕을 건져먹었다 문밖에서 목탁소리가 나고 염불소리가 마당을 질러 오더니 다짜고짜 암뽕을 대령하라고 한다 오늘이 죽을 날이구나했다 껄껄껄 한 바탕 웃고난 스님 이제 이 집은 며느리 덕에 살길이 열렸소 개도 팔자를 고친다는 복날…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갈수록 처음 보는 꽃이 많아진다 분명 백합인데 겹겹이 피고있다 백합 개량종으로 이름이 겹백합이라고 한다 이상하게 어설프다 왜그런지 정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옛날에 피던 속이 노르스름하고 향이 짙던 당백합이 눈에 어린다jjy in # blurt • 13 days ago • 2 min read강아지 모시기아침에 조종천 제방데크를 걸었다. 조금 걷는데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여자가 보인다. 바닥에서 기지개를 켜는 듯 하더니 나를 보고 짖는다. 예쁘다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요즘은 그게 매너라고 하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데 이 강아지가 더 짖어댄다. 낯을 가리는지 한 마디로 앙탈이다. 나는 가야하는데 강아지는 한 복판에서 계속 짖어댄다.…jjy in #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책상 위에 개망초가 피었다 맑은 유리병에 꽂힌 개망초가 엊저녁 초승달처럼 애잔하다 손바닥만한 자리만 보이면 함박눈처럼 하얗게 덮고마는 아무데서나 피는 꽃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외로움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곁을 주니 별처럼 눈부시다 마음을 주니 향기로 대답한다 사랑하는 별 하나 /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jjy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나즈막한 지붕 콘크리트 벽에 기대 사는 도라지꽃이 그 집의 초라함을 몰아내고 가난을 빛으로 만든다 좁은 길이 환하다 비가 오면 더 밝게 빛나는 꽃jjy in # steemzzang • 16 days ago • 1 min read눈으로 말해요.나무보다 더 높이 올라가 박덩굴 시간이 지나자 형제처럼 닮은 박이 나란히달렸다. 큰 박이 작은 박에게 말한다. 힘들기는 했지만 여기까지 올라오길 잘 했지 다들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어 우리를 보는 눈빛이 그걸 말해주고 있어jjy in # blurt • 17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어린 날 배 아프다고 할머니를 부르면 눈송이처럼 쏟아지는 별들 조금만 조금만 더 손을 내밀면 가장 높은 하늘로 달아났다 다음 날 밤 또 할머니를 불렀다 한밤중 마당을 거닐면 멈춰서서 내려다보는 별 잊지만 않는다면 꼭 다시 만날거라는 그 한 마디를 새벽이슬에 새기고 사라진다 별/ 김완하 별들이 아름다운 것은…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백련이 피는 곁에 홍련이 피며 호수를 채우는 여름 날 수련도 꽃망울을 터트린다 쌍둥이처럼 나란히 방실거린다jjy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약속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약속시간이 훨씬 지났다. 전화를 해서 어디쯤인가 물으려해도 계속 통화중이다. 좀 더 기다리면 오겠지 했는데 여전히 통화도 안 되는 상태 슬슬 뭔가 치밀어 올라온다. 일단 나를 달래기 위해 내가 지키지 못한 약속을 떠올리며 분노를 가라앉히고 있다. 한 시간도 넘어 찾아온 사람 원래 약속은 깨지기 위해 있다고 한다. 그럼 사과는…jjy in # blurt • 20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올해는 들꽃이 많이 보인다. 몇 해전 제방 정비를 하면서 예쁜 들꽃이 순장을 당했다. 한동안 들꽃을 못 보고 지나갔는데 올해는 강한 생명력으로 다시 곁으로 돌아왔다. 빗속에서 자주달개비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