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 blurt • 12 hour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여름이 물러가면 단풍이 들고 찬바람이 불어야 낙엽이 지는 거라고 억센 빗줄기가 아직 푸르른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여물지 않은 가을에도 꽃잎은 남은 향기를 안고 떨어졌다 순리대로만 살아지지 않는 삶 돌아보면 계절도 그런 때가 있었으리 가을이 와도 몇 해째 솟대에 올라앉아 날개를 접고 있는 기러기처럼 가을 노트/문정희…jjy in # blurt • yesterday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5.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며칠 전 보기 드문 닥풀꽃을 만났다 궁금해서 틈을 내 찾아갔다. 이슬비에 옷 젖듯 온 얼굴이 물방울로 덮여있다. 하염없이 빗속에 서 있는 꽃을 보며 꽃을 닮은 얼굴을 떠올린다.jjy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맑은 하늘은 보이지 않고 가랑비 옷을 적신다 우산을 받치고 걸어도 나뭇잎처럼 젖는 마음 소나기 올 땐 몰랐는데 소리조차 잃어버린 가랑비에 나도 순한 풀잎이 되어 고개를 숙인다 가랑비/ 박목월 옛날 촌역(村驛)에 가랑비 왔다 초롱불 희미한 밤 가랑비 왔다 초롱은 무슨 초롱 하얀 역(驛)초롱 모량역(毛良驛) 세글자…jjy in # blurt • 4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한적한 숲길을 걷다 노루오줌꽃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아! 가을이구나 하게 된다. 여름에 지쳐 산들거리는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에 제일 먼저 찾아오는 손님 같은 반가운 꽃이다.jjy in # blurt • 6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거리는 안개의 두툼한 어깨에 기대고 얕은 잠에 빠져 있었다 새들은 목을 감싸는 안개의 숨결이 빨라지고 있음을 느끼면서 다가오는 햇살의 날카로운 손톱을 상상한다 철길에 떨어진 과자부스러기를 주워먹는 비둘기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새들에게 위험한 건 기차가 아니라 언제나 갑자기 닥친 빛이었음을 한 쪽 발을 잃고 남은 하나의 발로…jjy in # blurt • 7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3.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앤개 낀 아침 논두렁길 키큰 나무등에 나팔꽃이올망졸망 매달려있다 나무는 싫어하는 기색 없이 그 많은 꽃들을 업어준다 언제나 반겨주던 외할머니처럼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모래가 다 흘러내린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는다 뜨껍게 단 벽에 등을 붙이고 홰를 타고 앉은 닭처럼 눈을 감으면 시원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조금 뒤에 온 여자가 또 모래시계를 뒤집고 얼굴을 타올로 두르고 앉는다 벽을 보고 누웠던 여자가 일어나 또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가만 두지 않고 왜 자꾸 뒤집느냐 물었더니 모래시계가 깨진…jjy in # blurt • 10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2.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가을볕이 따사로운 담장밑 벌개미취가 기지개를 켠다 늦잠자기 좋은 주말 아침 가을의 주인공다운 포즈를 취한다 길 건너 엄마손을 잡은 꼬마 고사리 손으로 꽃이라고 하며 엄마를 옷자락을 당긴다jjy in # blurt • 12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방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발톱을 깎는 어머니 발끝에 햇발이 찾아왔다 햇발의 가지런한 발가락 발톱이 보이지 않는다 신발 속에 가둔 적도 없는 고운 발로 못 가는 곳이 없다 젊을 적 여자가 발이 큰 것도 흉이라 한 치수 작은 신발을 신고 산 덕에 발가락마다 옥수수 알갱이가 여물었다 햇발아래 발톱을 깎는 일도 옛말이 되어 누가 발톱을…jjy in # blurt • 13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1.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모든 꽃은 아름답다 비록 뒤늦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꽃이라해도 가련한 모습에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때를 놓친 박꽃도 꽃은 꽃이다jjy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요 긴 인생에 하루가 모자라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우리들 곁에 머물지 못하는 사람들 셀 수 없이 많은 날들 그 많은 날 중의 하나가 아닌 하루살이에게는 평생이지요 간절했던 하루 붙잡지 못한 하루가 영원히 미래를 가질 수 없는 이유가 됩니다 하루/ 양광모 인생은 짧다 말하지만 하루는 영원보다…jjy in # blurt • 16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60.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가을아람이 불면서 하늘을 바라볼 날도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도라지꽃 고개가 아프도록 하늘만 바라본다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한다jjy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가을이 익어갈 즈음 봄볕과 천둥을 견뎌낸 우리들에게도 잠시 들러가는 햇발에 알곡을 채우는 벼이삭처럼 바람에게 웃어주며 달콤한 향을 얻어내는 사과처럼 따뜻한 눈길이 되고 아늑한 둥지가 되게 하소서 오로지 허락하신 좁은 길을 걷게 하시어 발자국 드문 해변 파도에 씻기운 조약돌처럼 고요히 당신을 우러르게 하소서 가을의 기도/…jjy in # blurt • 19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59.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