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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ang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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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ed July 2020 Active 7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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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7 hours ago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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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아, 걱정하지 마라

    ---강 민 경--- 지는 해, 차마 마주할 수 없어서 등 돌리면 발밑 그림자 길 앞에서 점점 길어지다가 희미해지고 그러다가 사라지겠지만 세상아, 걱정하지 마라 낮 동안 뜨거움에 달뜬 햇볕 알갱이 아직 다 사르지 못한 잔상은 파도타기에 홀린 사람들의 뒷덜미 움켜쥐고 아쉬워 망설이는데 세상아, 걱정하지 마라 해지면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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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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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잡이

    ---한 상 유--- 헤무른 갯길 질러야 풀등의 시간만큼 쭈그려, 시린 손 재촉하니 무심히 되뇌는 유행가 가사보다 징한 세월... 꿰맨 고무 함지에 더께져, 아린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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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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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와 가시

    ---김 승 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먼 손으로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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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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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요일의 여행

    ---김 민 철---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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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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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텔라의 거짓말

    ---홍 미 자--- 아프다고 생각하면 아파질 거야 심장이 뛴다는 건 마음을 읽었다는 신호지 꽃망울이 부풀 듯 이마가 뜨거워지는 순간 비명이 낭자한 꽃밭이었어 목이 꺾인 샐비어와 붉은 고백의 입술들 꽃이 아름다운 건 닥쳐올 비극 때문이지 봉숭아 핏물 진 손톱들이 첫눈을 기다리는 밤 잔혹동화가 너를 키워냈구나 환상과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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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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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뻘 같은 그리움

    ---문 태 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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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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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에 간 손

    ---장 철 문--- 달이 베란다 가까이 와서 창 안쪽을 기웃거렸다 할매가 하늘에 떠 있느라고 애쓴다고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매일 지구를 도느라고 애쓴다고 쓰다듬어 주었다 나한테 달까지 뻗을 손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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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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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잠

    ---박 준---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톡톡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는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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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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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한 상 유--- 종지만한 어린 속내라도 야지러져 봄바람 차며 제풀에 토라지든 나무람 타든 둔덕에 해 떨어질 텐데 여태, 빈 바구니엔 설움이 철-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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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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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락된 과식

    ---나 희 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벅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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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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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다는 것

    ---이 정 하--- 바람 불어 흔들리는 게 아니라 들꽃은 저 혼자 흔들린다 누구 하나 눈여겨보는 사람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떨리는 게다 그래도... 들꽃은 행복했다 왠지 모르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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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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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길

    ---문 현 미--- 청빛 바람 그득한 흙길을 걸으면 생각의 잎사귀들이 파파파 넓어진다 그림자가 가벼워지는 시간 영혼에 풀물이 스미는 시간 내 속의 어지러운 나, 우수수 흩어지고 파릇한 정맥에 새 길이 나는 걸 예감할 때 혼젓이 야생으로 점화되어 온몸에 속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 마침내 나 멀고 가까운 초록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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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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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일락

    ---한 상 유--- 문리대 담쟁이 처마 아래 그림자 숨겨 풋잠 든, 내 콧등을 간질이던 연한 웃음소리, 잎새에 부딪다가 팔베개한 옷섶을 헤집고 들어 오글거리는 햇살과 하릴없이 흩어지는 수업 종소리 아울러 샴푸 빛깔로 터지는 스무 살 눈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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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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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

    ---홍 수 희--- 사랑 때문에 울고 싶은 날이다 사랑 때문에 젖은 유리창이 되고 싶은 날이다 추억상자를 조심스레 열기만 하면 스프링처럼 간단히 튀어 오를 것 같은 너의 웃음소리 오간 데 없이 꽃은 피는데 자꾸 피는데 지치도록 그리운 얼굴 때문에 하루 왼종일 빗물에 젖어 울어보고 싶은 날이다,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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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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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의 영토

    ---이 해 인---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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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그늘

    ---김 현 승---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 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 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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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어느 날

    ---목 필 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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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김 상 현---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비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봐 청보리밭에서 노는 어린 바람소리 한 번 들어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아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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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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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비 내리고

    ---나 희 덕---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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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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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윤 동 주--- 잃어버렸읍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읍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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