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hansangyou in # blurt • 9 hr. ago • 2 min read시월2---황 동 규--- 5 낡은 단청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 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하는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 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hansangyou in # blurt • 1 day ago • 2 min read시월---황 동 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 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이리. 4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사루비아---김 민 정--- 드높은 하늘 위로 푸른 꿈을 띄우고 선홍빛 어여쁜 숨결 뜨겁게 토해내며 가을이 부르는 노래 저 선명한 아리아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10월 잔디에 누워---오 남 일--- 시간이 익어 가을이 되고 사랑이 익어 눈물이 된다 파아란 하늘 만큼 지나온 시간은 푸르고 눈물은 흐르고 흘러 영롱한 진주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푸르고 맑아서 한평생 그대를 품고 살기로 했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감나무---이 재 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 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 보는 것이다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감사 예찬---이 해 인---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세상의 나무들---정 현 종--- 세상의 나무들은 무슨 일을 하지? 허구한 날 봐도 나날이 좋아 가슴이 고만 푸르게 푸르게 두근거리는 그런 사람 땅에 뿌리내려 마지않게 하고 몸에 온몸에 수액 오르게 하고 하늘로 높은 데로 오르게 하고 둥글고 둥글어 탄력의 샘! 하늘에도 땅에도 우리들 가슴에도 들리지 나무들아 날이면 날마다 첫사랑 두근두근 팽창하는 기운을!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달에게---한 상 유--- 에둘러 맴돌다 마주친 밤. 꼭뒤에 서리 앉아 서늘한 달돋이와 덩달아 치닫는 속을 너만 모를까, 23.5도쯤 삐딱한 거지 뭐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가을 엽서---안 도 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가을이 왔다---오 규 원--- 대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고 담장을 넘어 현관 앞까지 가을이 왔다 대문 옆의 황매화를 지나 비비추를 지나 돌단풍을 지나 거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가을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의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로 왔다 창 앞까지 왔다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 돌과 돌 사이로 왔다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왔다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내 손바닥 위에까지 가을이 왔다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가을비---도 종 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Happy추석넉넉하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시길...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그리움---신 달 자--- 내 몸에 마지막 피 한 방울을 마음의 여백까지 있는대로 휘몰아 너에게로 마구잡이로 쏟아져 흘러가는 이 난감한 생명 이동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가을---강 은 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 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코스모스---윤 동 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오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정 끝 별---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은 내가 사랑하기 때문 내가 너를 바라보면 너도 나를 바라본다 네게서 나온 것이 내게 들었다 다시 네게 들 때까지 내가 너를 바라보기 때문, 그건 내가 정말 잘하는 일 중 하나 내 심장은 따뜻하고 너를 바라보는 오늘은 너무 짧아 한 슬픔이 한 슬픔을 바라본다 한 슬픔이 한 슬픔에 들어 제 슬픔에 또 한 슬픔을 들인다 바라보는 내내 그렇게 흔들리는 일 보인 것에서 바라보는 것에게로 다시 새어나 볼수록 출렁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흘러드는 일 내일은 너무 빠르고 너를 바라보는 나는 여전히 뜨거워 너를 바라보는 내 슬픔의 수평선이 말랑말랑해진…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덤벙덤벙 웃는다---정 현 종--- 파도는 가슴에서 일어나 바다로 간다 바다는 허파의 바람기를 다해 덤벙덤벙 웃는다 여기선 몸과 마음이 멀지 않다 서로 의논이 잘 된다 흙의 절정인 물 물의 절정인 공기 물불 가리지 않는 육체 의 가락에 자연의 귀도 법도 어우러진다 고통의 뺄셈 즐거움의 덧셈 슬픔 없는 낙천이 없어 덤벙덤벙 웃는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9월과 뜰---오 규 원--- 8월이 담장 너머로 다 둘러메고 가지 못한 늦여름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뜰 한켠 까자귀나무 검은 그림자가 퍽 엎질러져 있다 그곳에 지나가던 새 한 마리 자기 그림자를 묻어버리고 쉬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김 민 정--- 싱싱한 네 웃음으로 세계는 동이 튼다 싱싱한 네 웃음으로 세상은 눈부시다 싱싱한 네 웃음으로 인생은 아름답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책갈피---이 옥 근--- 도서관 책꽂이에서 뽑아 낸 책 한 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책 속에 빠져들었다. 뒷장으로 달음박질치던 손가락 접힌 책 귀퉁이에 걸려 머뭇거린다. 누가 읽다 접어 두었을까? 무슨 일로 책을 덮었을까? 꺾인 종이 일으켜 반반하게 펴 놓으며 나도 그 책갈피에 내 생각을 접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