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in # blurt • 21 hours ago • 1 min read라산스카---김 종 삼--- 바로크 시대 음악 들을 때마다 팔레스트리나 들을 때마다 그 시대 풍경 다가올 때마다 하늘나라 다가올 때마다 맑은 물가 다가올 때마다 라산스카 나 지은 죄가 많아 죽어서도 영혼이 없으리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겨울 사랑---고 정 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절정---이 육 사---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사랑의 때---김 억--- 첫째. 어제는 자취도 없이 흘러갔습니다 내일도 그저 왔다가 그저 갈 것입니다 그러고, 다른 날도 그 모양으로 가겠지요 그러면, 내 사람아, 오늘만을 생각할까요 즐거운 때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고운 웃음도 잠깐 동안의 꽃이지요 때는 한동안 기쁨의 꽃을 피웠다가는 두르는 동안에 그 꽃을 가지고 갑니다 곱고도 서러운…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술잔 앞에서---정 현 종--- 숨 쉬는 법을 가르치는 술잔 앞에서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 오늘도 나는 마시이느니 여러 세계를 동시에 넘나드는 몸 원천 없는 메아리와도 같은 말 정치 빼놓으면 참 걸리는 데 없어 나는 마시느니 오오늘도 비우면 취하는 뜻에 따라서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2 min read다시 겨울에게---김 남 조--- 이 모두 너의 책 속의 빛나는 글씨더냐 겨울. 땅 속에 잠든 이 빵 없이 족하고 땅 위에 머무는 자는 말을 버림으로 가슴 맑아지는 이치를 울더라도 소리는 없이 수정판 아래 눈물 흘리는 겨울 강과 얼어 서걱이며 보행도 어려운 바람들, 추운 것끼리 서로 껴안으면 연민하는 대지가 이들을 겹겹…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2 min read정선행---안 상 학---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골지천 아우라지 뗏목을 타고 흔들리면서라도 가야지 여량 지나 오대천 만나는 나전 어디쯤 하룻밤 발고랑내 나는 민박집에 들러 아우라지 막걸리 한 동이 끌어안고 쉬어서도 가야지 옛사랑 보고 싶을 땐 정선 가야지 나귀가 없다면 나뭇잎 배라도 타고 가야지 나즉나즉 조양강처럼 정선 가야지…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검은 빛---김 현 승---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꽃들의 이름을 일일이 묻지 않고 꽃마다 품안에 받아들이는 빛. 사랑하기보다 사랑을 간직하며, 허물을 묻지 않고 허물을 가리워주는 빛. 모든 빛과 빛들이 반짝이다 지치면, 숨기어 편히 쉬게 하는 빛.…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바다의 꿈3---권 영 진--- 통곡이여! 눈물이 출렁이다 끝나면 은빛 갈매기가 되는가 꽁꽁 얼어붙은 하늘을 주문처럼 날다가 주문처럼 떠돌다가 얼룩진 바다에 거꾸로 몸을 던진다.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김 종 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 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겨울 숲를 바라보며---오 규 원---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바람 부는 날---신 경 림--- 산동네에 부는 바람에서는 멸치 국물 냄새가 난다 광산촌 외진 정거장 가까운 대폿집 손 없는 술청 연탄난로 위에 끓어 넘는 틀국수 냄새가 난다 산동네에 부는 바람에서는 기차 바퀴 소리가 들린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래서 산동네 사람들은 꿈을 꾼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밤 눈---최 인 호---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 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엘 가네 눈발을 흩치고 옛 얘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지울 수 없는 얼굴---고 정 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빈 집---기 형 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별---강 은 교--- 새벽 하늘에 혼자 빛나는 별 홀로 뭍을 물고 있는 별 너의 가지들을 잘라 버려라 너의 잎을 잘라 버려라 저 섬의 등불들, 오늘도 검은 구름의 허리에 꼬옥 매달려 있구나 별 하나 지상에 내려서서 자기의 뿌리를 걷지 않는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겨울 강에서---정 호 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내 몸이 으스스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2 min read겨울 애상---김 남 조--- 올해 유달리 폭설과 얼음에 뒤덮인 겨울 그래 따뜻해지려고 저마다 기억해 내는 가슴 하나 난파한 바다에서도 가시처럼 못 삼킬 이름 하나 나는 육십 평생을 뭘하며 살았나 내게 와 쉬려고 혹은 영 눈감으려고 먼 세월 되짚어 찾아오는 옛사랑 하나 없으니 죄스러워라 눈과 얼음 덮인 흙의 살결에도…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끝없는 강물이 흐르네---김 영 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쳐 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hansangyou in # blurt • 20 days ago • 1 min read꿈---김 용 만--- 새해 작은 꿈 하나 있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에 나서는 일이다 바람은 어디서 오는지 별들은 언제 잠들고 언제 일어나는지 그 짙은 어둠은 어디로 다 사라졌는지 누가 훔쳐 갔는지 꽃씨들은 눈 속에 살아 있기나 한지 산그늘은 왜 마을을 들러 가는지 가난은 어째서 평화로운지 잠시 마당을 서성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