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in # blurt • 49 minutes ago • 1 min read개나리---이 해 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쁨을 노래로 엮어 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안 도 현--- 내가 술로 헝클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어둔 길가에 개나리꽃이 너무 예쁘게 피어 있었지요 한 가지 꺾어 들고는 내 딸년 입술 같은 꽃잎마다 쪽, 쪽 뽀뽀를 해댔더랬지요 웬걸 아침에 허겁지겁 나오는데 간밤에 저질러버린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내 잘못이 길바닥에 노랗게 점점이 피를 뿌려 놓은 것을 그만 보고…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바람---이 강 건--- 밤이 깊어 가면 새들도 깃드는데 이슥한 밤을 멋대로 떠도는 알싸한 저 바람의 정체는 무엇인지 낮에는 그나마 온기가 있었는데 저문 바람은 냉기까지 품었다 쪽 달에 어스름히 그림자 드리운 눈썹까지 하얗게 센 갈대숲은 가누지 못하는 몸이 파도처럼 밀리고 야속타 못해 가슴까지 저미는 슬픔을 사각거리며 멀미처럼…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동백에 들다---문 현 미--- 불현듯, 눈발 흩날리는 서늘한 그날에 겨울 길목을 건너온 청빛 바람이 빠른 십육분음표를 찍고 있다 첫사랑 풋풋한 속살에 환한 통증이 느린 음조로 번지고 순님이 핏방울 움찔거리며 뜨겁게 바투바투 조바심을 내는데 목젖 타오르는 어느 눈먼 순간에 모두었던 속울음 마지막 고백처럼 쏟아 낸다 먼저 사랑하고…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내가 던진 반지---김 이 듬--- 아무리 화나도 사람을 위협하지 말자 분노는 삶에 필수적이지만 삶의 일부는 아니다 친구여 아무리 분해도 사진만 찢자 계정에서 탈퇴하자 아무리 죽이고 싶어도 죽지 말자 친구여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반지를 던졌다 호수에 살얼음 위로 반지 떨어지는 소리와 동시에 하마터면 호수 속으로 뛰어들…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아름다운 하루---강 원 석--- 새소리를 듣기 위해 창을 엽니다 꽃을 심기 위해 흙을 고릅니다 별을 보기 위해 구름을 걷습니다 당신과 저녁을 먹기 위해 이리도 아름다운 하루를 삽니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목련---한 상 유--- 너는 꿈, 봄날보다 짧은 꿈 겨우내 눈을 마주치며 기다린 보람을 하룻밤 빗소리로 떨구는 꿈 그럴 줄 알았기에 차라리 눈을 감아도 벌써 거반 빈인 하늘가엔, 굳이 바람이 전하는 꽃잎 지는 소리 그렇게 아픈 기막힌 꿈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관찰 일기---김 요 섭--- 현미경으로 비춰 보았다 이슬. 이슬 속에 꼭꼭 들어찬 하늘 나라의 햇빛. 관찰 일기에 썼다. 한 방울의 이슬은 수천 수만의 웃음이 모인 하늘 나라의 햇빛 방울.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모래알 하나---홍 영 철--- 모래알 하나가 물 위에 떨어진다 동그란 무늬가 물가로 번진다 모래알 하나가 우주 위로 놓인다 동그란 무늬가 우주 속으로 퍼진다 모래알 하나가 땅을 흔들고 동그란 무늬가 우주의 온 공간을 흔든다 오늘은 네가 세상의 중심이다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나비잠으로---정 태 욱--- 그렇게, 가을도 지나 겨울 억새 사이로, 흐느끼는 바람이 스쳐 한 겹은, 순천만 위로 찰랑찰랑 놀아 한 자락은, 낙안마을로 건너가 초가지붕에 나비잠이다가 고드름으로 얼어 봄날쯤이면, 늦잠을 깨려나 안젤라, 네가 버들개비 닮은 눈 뜰 때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봄길---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봄봄---권 지 숙--- 마른 봄바람에 먼지 뒤집어쓰고 짜증나 볼 부어 있던 봉오리들 봄비 한나절 다녀간 뒤 금세 함박웃음 터져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네 허리 흔들며 들뜬 소리 뜰 안이 소란하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봄은 고양이로다---이 장 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그리움---유 치 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지팡이---김 성 배--- 재활운동 할 때는 한발짜리 집에서는 네발짜리를 짚는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다 그런 정을 떼고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아내가 보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너무 놀라서 박수와 고함을 지르고 엄지 척을 한다 등에 업혀 있던 손녀도 덩달아 손을 흔들고 만세를 한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걷는다---정 끝 별--- 이급 시각장애 아버지 이은협(48)씨가 일급 정신지체장애 아들 이기독(20)군의 허리를 끈으로 동여매고 걷는다 넘어질 때면 무거운 머리부터 넘어지곤 하는 아들을 너펄너펄 걷게 하는 건 등뒤에서 아버지가 붙잡고 걷는 끈이다 새벽 우유배달하는 아버지는 새벽이라서 어둡고 지하방에 누워있는 아들을 씻기고 먹이는…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참회---한 상 유--- 늦추 오는 눈은 쌓일 겨를 없이 녹아내려 어둠을 흐리며, 시린 3월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그냥 가도 될 길 뚝- 뚝- 흠지는 지난날을 서성인다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참회의 끝에서 그리움만 남을 때까지 그 거리, 모퉁이에 외등 하나 기대어 옴팍, 젖는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2 min read그 섬에 그 달---고 정 국--- 섬이 섬을 낳고 바다가 섬을 받아 아침 젖을 물린다는 보길도 예송리에 딱 하나 혼기 놓쳐 버린 달이 있다 곤히 잠든 섬과 섬 사이를 잠옷인 채 빠져나와 민박집 창 앞에 뽀얗게 눈길 흘리던 여인 생각이 끝에 닿으면 바위섬 꼭대기에 등 하나를 켜 단다는, 그녀는 취중에도 깜빡깜빡 말을 아꼈다 다도해 율법을…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세월---이 해 인---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 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겨울비---정 든 역---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나를 흔들어 깨운다 아스팔트 위로 도리깨질하듯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도 언덕 너머 겨울의 칼바람도 머뭇거린다 뽀얗게 눈뜬 버들강아지 한껏 뽐내고 하늘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