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겨울 기도---황 금 찬---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장미나무 그 마른 잎새 위에 기도의 사연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눈나라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흰 장미꽃처럼 순결한 그런 사랑으로 당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눈나라의 성문이 열리듯 그렇게 문이 열리고 마음밭에 피는 사랑의 꽃 소녀의 아침 기도는 끝났는데 그래도 눈은…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호주머니---윤 동 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겨울 저녁---정 호 승--- 나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엄마는 큰 가마솥에 깨를 볶으신다 아버지 송아지 판 돈 어디서 잃어버리고 몇 날 며칠 술 드신 이야기 또 하신다 한 번만 더 들으면 백 번도 더 듣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에 부지깽이 끝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겨울 저녁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12월---손 준 호--- 누구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사랑이 내려오는 데 칠순이 걸렸다는 데 벽에서 달력이 뛰어내리는 데는 고작해야 열두 달 조급해서 몇 날을 동동거리다 놓쳐버린 당신 농협에서 주는 공짜 달력 걸면서 빈들 같은 마음에 바람개비만 부질없이 돌았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이별의 노래---박 목 월---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서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되면은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우리라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겨울밤---복 효 근--- 감나무 끝에는 감알이 백서른두 개 그 위엔 별이 서 말 닷 되 고것들을 이부자리 속에 담아 와 맑은 잠 속에 내 눈은 저 숲가에 궁구는 낙엽 하나에까지도 다녀오고 겨울은 고것들의 이야기까지를 다 살아도 밤이 길었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가을---김 용 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청춘가---한 상 유--- 큰 물길이 길이니 물비늘 떠미는 바람에 묻어 일순, 하늘의 눈빛을 등진 강물과 이방인으로 여기든지 어디로든 떠날 맘을 두고 동행하다가 차비를 마치면서 취기가 돌아 아무튼 흐르긴 흐를 참이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커피---윤 보 영---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군요 아~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너에게 묻는다---안 도 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가을이 올 때---박 형 준--- 뜰에 찬서리가 내려 국화가 지기 전에 아버지는 문에 창호지를 새로 바르셨다 그런 날, 뜰 앞에 서서 꽃을 바라보는 아버니는 일년 중 가장 흐뭇한 표정을 하고 계셨다 아버지는 그해의 가장 좋은 국화꽃을 따서 창호지와 함께 바르시곤 문을 양지바른 담벼락에 기대어 놓으셨다 바람과 그늘이 잘 드나들어야 혀…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무식한 놈---안 도 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눈물---김 현 승---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귀로---이 형 기--- 이제는 나도 옷깃을 여미자 마을에는 등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복된 저녁상을 받고 앉았을 게다 지금은 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시간, 한움큼 내 각혈의 선명한 빛깔 위에 바람이 불고 지는 가랑잎처럼 나는 이대로 외로워서 좋다 눈을 감으면 누군가 말없이 울고 간 내 마음 숲속 길에 가을이 온다 내…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상처---한 상 유--- 깨졌을 때의 염려는 깨진 것보다 아무리 줍고 훔쳐도 어딘가 남아 있어 발꿈치에 손톱 밑에 박힐지 모를 파편들이 아니나 다를까... 먼 훗날, 깨지면서 흩어졌던 눈물 한 조각이 숨어 있다 박혀... 덧나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긴 병---양 애 경--- 엄마가 돌아가신 지 일주일 7년의 독박 간병이 끝난 지 7일째이기도 한 아침 주전자에 물을 붓다가 나도 이제 행복해져도 돼 중얼거리는데 엄마 없이! 라는 말이 뒤따라와 호되게 뒤통수를 후려쳤다 엄마 없이? 눈물이 울컥 다시 길을 가로막고 섰다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무화과 숲---황 인 찬--- 쌀을 씻다가 창 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사랑---이 병 률--- 점 하나를 잘 써야 하겠기에 인생의 어느 한군데에 점 하나를 찍어야 했으나 그 자리가 어디인지를 몰라 한동안 들고 있었다 점 하나를 제대로 쓰지 못한 죄로 큰 돌 하나를 들고 있으라 하여서 얼마나 들고 있어야 하는지를 몰라 오래 들고 있었다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청춘가8---한 상 유--- 물무늬 위헤 수놓은 연꽃 봉우리의 미소처럼, 여태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고 대들 일 없이 선선하게, 나보다 먼저 있는 풍경 속 먼저 일어서는 바람과 오후가 연한 이맘때면, 일렁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지만 눈맛, 어련하겠습니까?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가을 하늘---함 민 복---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 없다네 어머니 가슴에서 못을 뽑을 수도 없다네 지지리도 못나게 살아온 세월로도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도 없다네 어머니 가슴 저리 깊고 푸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