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22 hours ago • 2 min read내가 던진 반지---김 이 듬--- 아무리 화나도 사람을 위협하지 말자 분노는 삶에 필수적이지만 삶의 일부는 아니다 친구여 아무리 분해도 사진만 찢자 계정에서 탈퇴하자 아무리 죽이고 싶어도 죽지 말자 친구여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반지를 던졌다 호수에 살얼음 위로 반지 떨어지는 소리와 동시에 하마터면 호수 속으로 뛰어들…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아름다운 하루---강 원 석--- 새소리를 듣기 위해 창을 엽니다 꽃을 심기 위해 흙을 고릅니다 별을 보기 위해 구름을 걷습니다 당신과 저녁을 먹기 위해 이리도 아름다운 하루를 삽니다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목련---한 상 유--- 너는 꿈, 봄날보다 짧은 꿈 겨우내 눈을 마주치며 기다린 보람을 하룻밤 빗소리로 떨구는 꿈 그럴 줄 알았기에 차라리 눈을 감아도 벌써 거반 빈인 하늘가엔, 굳이 바람이 전하는 꽃잎 지는 소리 그렇게 아픈 기막힌 꿈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관찰 일기---김 요 섭--- 현미경으로 비춰 보았다 이슬. 이슬 속에 꼭꼭 들어찬 하늘 나라의 햇빛. 관찰 일기에 썼다. 한 방울의 이슬은 수천 수만의 웃음이 모인 하늘 나라의 햇빛 방울.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모래알 하나---홍 영 철--- 모래알 하나가 물 위에 떨어진다 동그란 무늬가 물가로 번진다 모래알 하나가 우주 위로 놓인다 동그란 무늬가 우주 속으로 퍼진다 모래알 하나가 땅을 흔들고 동그란 무늬가 우주의 온 공간을 흔든다 오늘은 네가 세상의 중심이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나비잠으로---정 태 욱--- 그렇게, 가을도 지나 겨울 억새 사이로, 흐느끼는 바람이 스쳐 한 겹은, 순천만 위로 찰랑찰랑 놀아 한 자락은, 낙안마을로 건너가 초가지붕에 나비잠이다가 고드름으로 얼어 봄날쯤이면, 늦잠을 깨려나 안젤라, 네가 버들개비 닮은 눈 뜰 때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봄길---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봄봄---권 지 숙--- 마른 봄바람에 먼지 뒤집어쓰고 짜증나 볼 부어 있던 봉오리들 봄비 한나절 다녀간 뒤 금세 함박웃음 터져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네 허리 흔들며 들뜬 소리 뜰 안이 소란하네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봄은 고양이로다---이 장 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그리움---유 치 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지팡이---김 성 배--- 재활운동 할 때는 한발짜리 집에서는 네발짜리를 짚는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다 그런 정을 떼고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아내가 보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너무 놀라서 박수와 고함을 지르고 엄지 척을 한다 등에 업혀 있던 손녀도 덩달아 손을 흔들고 만세를 한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2 min read걷는다---정 끝 별--- 이급 시각장애 아버지 이은협(48)씨가 일급 정신지체장애 아들 이기독(20)군의 허리를 끈으로 동여매고 걷는다 넘어질 때면 무거운 머리부터 넘어지곤 하는 아들을 너펄너펄 걷게 하는 건 등뒤에서 아버지가 붙잡고 걷는 끈이다 새벽 우유배달하는 아버지는 새벽이라서 어둡고 지하방에 누워있는 아들을 씻기고 먹이는…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참회---한 상 유--- 늦추 오는 눈은 쌓일 겨를 없이 녹아내려 어둠을 흐리며, 시린 3월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그냥 가도 될 길 뚝- 뚝- 흠지는 지난날을 서성인다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참회의 끝에서 그리움만 남을 때까지 그 거리, 모퉁이에 외등 하나 기대어 옴팍, 젖는다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2 min read그 섬에 그 달---고 정 국--- 섬이 섬을 낳고 바다가 섬을 받아 아침 젖을 물린다는 보길도 예송리에 딱 하나 혼기 놓쳐 버린 달이 있다 곤히 잠든 섬과 섬 사이를 잠옷인 채 빠져나와 민박집 창 앞에 뽀얗게 눈길 흘리던 여인 생각이 끝에 닿으면 바위섬 꼭대기에 등 하나를 켜 단다는, 그녀는 취중에도 깜빡깜빡 말을 아꼈다 다도해 율법을…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세월---이 해 인---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마음 한 켠이 얼마쯤은 늘 비어 있는 쓸쓸한 사랑이여 사라지면서 차오르는 나의 시간이여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겨울비---정 든 역---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나를 흔들어 깨운다 아스팔트 위로 도리깨질하듯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도 언덕 너머 겨울의 칼바람도 머뭇거린다 뽀얗게 눈뜬 버들강아지 한껏 뽐내고 하늘거리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2 min read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방 귀 희---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 세가지가 있다고 했죠. 하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인데요, 그 대답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그것 역시…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봄이다---강 원 석--- 화내지 마라 욕하지 마라 나쁜 마음 먹지 마라 꽃처럼 살아도 아까운 봄이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 종 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hansangyou in # blurt • 20 days ago • 1 min read기적---강 은 교---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