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11 hours ago • 1 min read겨울꽃---김 춘 수--- 잎을 따고 가지를 친다. 하늘이 넓어진다. 살을 버리고 뼈를 깎는다. 뼈를 깎아서 뼈를 드러낸다. 바다를 다 적신 피 한 방울, 그것은 언제나 가고 있다. 넓어진 하늘로 드러난 뼛속의 드러난 뼛속으로 그것은 언제나 가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겨울 단상---박 순 옥--- 새벽 여린 가지 끝 얼어붙은 장미 붉게 타오를 수 없는 늦은 해돋이 밤은 마른 땅에 그림자로 서 있다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겨울밤---강 인 호--- 골목길 가로등 불빛 아래 내리던 눈도 이제 그쳤는데 늦은 밤 누군가에게 보내는 애절한 그리움 길을 잃었나 새청거리 지나온 찬바람에 전화선 혼자서 울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겨울비---송 재 학--- 지난 밤 뿌린 비는 내 가슴 깊이 박힌 대못 적셔 붉디붉은 녹물을 이루더니 생목 꺾이는 소리 가슴팍에 쇠못치는 소리 섞이는 속으로 안개 돋고 얼음 얼어 온몸이 젖더니, 어느덧 비울음 끝으로 겨울이 내려왔다 나는 그때 불을 준비하고 있었고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첫눈---조 태 일--- 눈이 내린다. 첫눈이 내린다. 가을의 마지막 모습들을 지우며 내린다. 떨어진 낙엽 위에 시든 들꽃 위에 흉물스런 빌딩 위에 골목의 연탄재 위에 흰 빨래 위에 한강 위에, 저 혼자 흐르는 고향의 시냇물 위에. 하늘을 향해 누워 있는 모든 것 위에 무슨 무슨 소문처럼 내린다. 제멋대로…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함박눈---강 인 호--- 유난히 눈이 많던 어느 해 겨울밤 눈길을 밟아 다녀간 도둑이 있었다 흰 쌀을 흘리며 달아난 발자국이 광에서 사립문 밖으로 선명했다 뒤따라가려는 아버지 말리신 건 욕심 많다 소문났던 할머니셨다 고맙게도 밤새도록 함박눈 내려 그 발자국을 모두 지워버렸었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눈---황 외 순--- 열한 계절을 지나 당도한 편지 한 장 지난 일은 모두 덮자, 예서 새로 출발하자 심장에 현을 켜는 말 시리도록 반짝인다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겨울 다도해---고 정 국--- 다도해 겨울 뱃길엔 헐벗은 것들만 남아 있다 낯익은 피붙이들이 낮게 깃든 그 해역엔 섬진강 하혈이 번져 하늘 끝도 붉었더라 섬 비탈 늙은 해송 지쳐 늘어진 가지 위엔 장모님 낙심같이 한밤 내 눈이 쌓이고 가난은 남도 처갓집 불빛으로 뜨고나 영산강 낙동강물이 가슴 풀고 울었던 밤 떠돌다 지친 섬들이 불을 켠 채…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이별 이후---문 정 희---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 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 적 그 사람 되어 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 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겨울 산에 가면---나 희 덕--- 겨울 산에 가면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이 있다. 쌓인 눈을 손으로 헤쳐 내면 드러난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 들여다볼수록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와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이 보인다. 그새 쌓인 눈을 다시 쓸어내리면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이 있고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청춘가7---한 상 유--- 어눌해. 굼떠. 는 그리 고칠 일은커녕 어느새 내 시의 자양 맥빠지네. 거나 별로다. 싶으면 밥 한 번 같이 먹자고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겨울 사랑---박 노 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겨울나무---나 태 주--- 빈손으로 하늘의 무게를 받들고 싶다 빈 몸으로 하늘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 벗은 다리 벗은 허리로 얼음 밭에서 울고 싶다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겨울 기도---황 금 찬---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장미나무 그 마른 잎새 위에 기도의 사연처럼 쌓이고 있습니다 눈나라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흰 장미꽃처럼 순결한 그런 사랑으로 당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눈나라의 성문이 열리듯 그렇게 문이 열리고 마음밭에 피는 사랑의 꽃 소녀의 아침 기도는 끝났는데 그래도 눈은…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호주머니---윤 동 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겨울 저녁---정 호 승--- 나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엄마는 큰 가마솥에 깨를 볶으신다 아버지 송아지 판 돈 어디서 잃어버리고 몇 날 며칠 술 드신 이야기 또 하신다 한 번만 더 들으면 백 번도 더 듣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에 부지깽이 끝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겨울 저녁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12월---손 준 호--- 누구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사랑이 내려오는 데 칠순이 걸렸다는 데 벽에서 달력이 뛰어내리는 데는 고작해야 열두 달 조급해서 몇 날을 동동거리다 놓쳐버린 당신 농협에서 주는 공짜 달력 걸면서 빈들 같은 마음에 바람개비만 부질없이 돌았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이별의 노래---박 목 월---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서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되면은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 두고 홀로 우리라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겨울밤---복 효 근--- 감나무 끝에는 감알이 백서른두 개 그 위엔 별이 서 말 닷 되 고것들을 이부자리 속에 담아 와 맑은 잠 속에 내 눈은 저 숲가에 궁구는 낙엽 하나에까지도 다녀오고 겨울은 고것들의 이야기까지를 다 살아도 밤이 길었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가을---김 용 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