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8 hours ago • 1 min read꿈꾼 그 옛날---김 소 월--- 밖에는 눈, 눈이 와라, 고요히 창 아래로는 달빛이 들어라. 어스름 타고서 오신 그 여자는 내 꿈의 품속으로 들어와 안겨라. 나의 베개는 눈물로 함빡이 젖었어라. 그만 그 여자는 가고 말았느냐. 다만 고요한 새벽, 별 그림자 하나가 창 틈을 엿보아라.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2 min read고목---복 효 근--- 오동은 고목이 되어갈수록 제 중심에 구멍을 기른다 오동뿐이랴 느티나무가 그렇고 대나무가 그렇다 잘 마른 텅 빈 육신의 나무는 바람을 제 구멍에 연주한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아니랴 수많은 구멍으로 빚어진 삶의 빈 고목에 어느 날 지나는 바람 한줄기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리니 거문고 소리가 아닌들 또…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하늘---도 요---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 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이유를 가질 수 있기를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2 min read늘, 혹은---조 병 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인생---권 태 웅--- 구름을 볼 때마다 달팽이가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느릿느릿 지게를 짊어진 할아버지처럼 밤하늘의 달을 볼 때마다 세간이 줄었다 늘었다 하는 것 같았습니다 흥했다 망했다 살다 간 아버지처럼 그렇습죠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겠어요 하늘에 세 들어 사는 구름처럼 달처럼 모두 세월에 방을 얻어 전세 살다 가는…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인생---최 동 호--- 걷어치워라, 참말로 거짓 없고 눈물 없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구나 눈물 한 방울 바다에 떨구니 인생이 넓어진다 설움 한 덩어리 목구멍으로 삼키니 인생이 깊다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눈은 내리네---박 용 철--- 이 겨울의 아침을 눈은 내리네 저 눈은 너무 희고 저 눈의 소리 또한 그윽하므로 내 이마를 숙이고 빌까 하노라 임이여 설운 빛이 그대의 입술을 물들이나니 그대 또한 저 눈을 사랑하는가 눈은 내리어 우리 함께 빌 때러라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눈사람---나 태 주--- 밤을 새워 누군가를 기다리셨군요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그만 새하얀 사람이 되고 말았군요 안쓰러운 마음으로 장갑을 벗고 손을 내밀었을 때 당신에겐 손도 없고 팔도 없었습니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거울---김 사 인--- 겁에 질린 한 사내 있네 머리칼은 다복솔 같고 수염자국 초라하네 위태롭게 다문 입술 보네 쫓겨온 저 사내와 아니라고 외치며 떠밀려온 내가 세상 끝 벼랑에서 마주 보네 손을 내밀까 악수를 하자고 오호, 악수라도 하자고 그냥 이대로 스치는 게 좋겠네 무서운 얼굴 서로 모른 척 지나는 게 좋겠네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겨울 냉이꽃---김 용 택--- 얼굴 없는 비가 온다 찬비 속에 개냉이꽃이 피었다 다 주지 못한 사랑은 찬 눈물이 된다 시대여! 사랑을 허비한 삭막한 도시의 얼굴이여! 시인들이 빈 밭 옥수숫대처럼 거리에 서 있다 한때 사랑을 허비한 죄 크다 바람 찬 이 겨울에, 너는 그 뜨거움을 어디에서 찾았더냐 개냉이꽃으로 환생한 비야, 언 눈 비벼…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눈이 오시네---이 상 화--- 눈이 오시면--- 내 마음은 밋치나니 내 마음은 달뜨나니 오 눈오시는 오날밤에 그리운 그이는 가시네 그리운 그이는 가시고 눈은 작고 오시네 눈이 오시면--- 내 마음은 달뜨나니 내 마음은 밋치나니 오 눈 오시는 이밤에 그리운 그이는 가시네 그리운 그이는 가시고 눈은 오시네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도덕의 원천이신 달이여---정 현 종--- 바람 소리 한 가닥 모래 위에 떨어져 있다 그걸 주워서 만져보고 귀에도 대본다 달 뜨는 소리 들린다 도덕의 원천이신 달이여 파도여 달 뜨는 눈알에서 내 웃음은 파도 소리를 낸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겨울밤---이 해 인--- 귀에는 아프나 새길수록 진실인 말 가시돋혀 있어도 향기를 가진 어느 아픈 말들이 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겨울나무의 노래---정 연 복--- 복잡하게 생각할 것 하나 없다 어떻게든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겨우살이를 위해 모든 것 훌훌 털어내고 지금 칼바람 앞에 결연히 서 있는 내가 아니더냐 어느새 겨울이 깊어 나의 고통 또한 깊어 있으니 머잖아 새봄은 오리라 이 몸에서 꽃이 피리라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내가 나의 감옥이다---유 안 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을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너무 큰 슬픔---이 재 무--- 눈물은 때로 사람을 속일 수 있으나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은 울지 않는다. 눈물은 눈과 입으로 흘리지만 슬픔은 어깨로 운다. 어깨는 슬픔의 제방 슬픔으로 어깨가 무너진 사람을 본 적이 있다.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겨울 편지---안 도 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hansangyou in # blrut • 17 days ago • 1 min read겨울 산---이 성 복--- 1 그 뿔과 갑주의 등허리에 흰 눈 뒤집어쓰고 산은 쓰러져 있다. 아무도 달랠 수 없고 위로할 수 없는 산, 제 굶주림과 성과 광기를 못 이겨 헐떡거리는 산, 홀연히 눈보라 일면 꼭대기 레이더 기지 첨탑은 경련하는 짐승의 목덜미를 더 깊이 후벼팠다 2 지금 바라보는 먼 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하루---서 정 윤--- 바다가 주먹 말아 쥐고 바위 때린다 내 가슴이다 하늘이 큰 바위 들고 나무 때린다 내 가슴이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바다가 때리고 하늘이 때리는 삶 하루하루 넘기기 참으로 힘겹다 그래도 견딘다 네가 있어서...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조태 칼국수---고 형 렬--- 눈이 우르릉거리는 사나운 날엔 국수를 해 먹는다. 애 곤지 알이 명태머리 꼬리가 처박는 폭설. 된장을 푼 멸치국물이 가스불에 설설 맴도는, 까닭없이 궁핍한 서울. 엉덩이 들고 홍두깨로 민 반죽을 칼질하고 밀가루 뿌려놓은 긴 국숫발. 바다 모래불 가 눈발을 그리는 20년 객지, 하며 창밖에 펄펄 날리는 하늘 눈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