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jjy in # blurt • 19 hours ago • 1 min read함께 읽는 시구름 가득한 냇물을 건너다 봄이 한쪽으로 비켜서는 오월 여름이 길을 묻는 돌다리 위에도 비가 내린다 안개비에서 가랑비로,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 저녁 무렵 어스름을 두드리며 몰려오는 빗줄기 아직 둥지로 돌아가지 못한 제비들이 이팝꽃 숲에서 비를 긋는다 봄도 여름도 함께 멈춰서서 나란히 비를 긋고 있다 불두화 피는 밤 –…jjy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장마철 같이 연일 비가 내리는 날씨 그래도 꽃이 있어 우중충한 분위기를 던다 칼리브리코아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보라색 미소를 보내며 미모를 뽐내고 있다jjy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아직은 봄비어제는 날이 그렇게 좋더니 어린이 날인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내린다. 아이들의 실망이 클 것 같다. 손끝으로 톡 건드리면 송화가루가 쏟아지던 나무도 비를 맞고 있다. 밖을 내다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이번 비가 사흘을 두고 내린다고 한다. 이렇게 나붓나붓 내리는 모양을 보아 아직은 봄비라고 해야 할까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대수롭지 않은 것에는 이름 앞에 개자를 붙였다 개살구, 개복숭아, 개똥참외 개 같은 놈이라는 말도 했다 이름에 똥이이라는 말을 송편 소처럼 넣고 있는 꽃도 있다 애기똥풀, 똥 치고는 너무 이쁜 똥 더 예쁜 똥도 있다 마주 보고 파뿌리가 된 남편도 몰라보고 아들 딸도 몰라보면서 날마다 매화를 친다 애기똥풀이 하는 말/…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엊그제 입술을 떼기 시작하던 작약이 활짝 피었다 운동회 날 1등으로 달리는 아들을 본 엄마 얼굴처럼 함박웃음을 짓는다jjy in # blurt • 7 days ago • 2 min read어려운 일한 번씩 만나게 되는 지인이 하는 말이 내 옷이 어쩌면 자기 마음에 쏙 든다며 자기 스타일이라는 말 끝에 안 입는 옷이 있으면 그냥 버리지 말고 자기를 달라고 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다 자꾸 들으니 옷 정리하면서 생각이 났다. 대부분 얼마 못 입은 새옷인데 살이 찌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정리하기로 했다. 그래도 어울릴만한 옷을 골라…jjy in # blurt • 7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금덩이 같은 새끼들 이 다음에 조밥 먹지 말고 삼시 세끼 이밥 먹으며 살아라 호호 불어 넣어주는 노란 밥숟가락 할아버지 기일에 이팝꽃처럼 하얗게 메를 지어 광목 두루마기 숯눈 밟는 소리 나도록 큰 절을 올리는 등뒤에서 소지燒紙 연기 가물가물 밤하늘이 되도록 할머니는 철상을 잊어버리셨다 이팝나무 꽃/ 정한아 잠든 크루소…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사랑이 얼마나 깊으면 사랑초의 빛깔이 저리 짙을까 우리 집에도 사랑초 한포기 키우고 싶다jjy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파도타기물을 물로 보면 큰일 난다 파도타기가 말 타기보다 힘들 줄 상상도 못 했다 연습, 또 연습 연습만이 살길이다jjy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바다는 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낮은 몸가짐으로 낮은 곳으로 찾아든 물방울들이 모여 낮은 사람들을 기다린다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못한 연민 때문에 검은 바위에 온 몸을 부딪치며 물보라로 흩어진다 바닷가에서/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jjy in # blurt • 12 days ago • 2 min read다이아몬드 부의 상징이라는 권좌를 지킬 수 있을까2시간 만에 다이아몬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일상적 공기 압력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실험실에서 0.5cm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데 들어간 금속 가격과 전기료는 모두 더해도 몇천원으로 최신 인공 다이아몬드 제작 비용의 1/10이라고 한다. 시간도 단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용이나 시간면에서…jjy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꽂 이야기제비꽃과 세이지를 반반씩 닮은 로벨리아 어쩌면 양쪽을 부계 또는 모계로 혈통을 잇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다 만나면 서로 닮은 모습에 끌려 가까워질지도jjy in # blurt • 14 days ago • 3 min read함께 읽는 시나무의 소원은 무엇일까 생각을하면서도 대놓고 물을 수는 없었다 괜한 소리를 해서 한 곳에 뿌리박고 사는 나무들을 흔들 수가 없어서 될성부른 나무가 되기 위해 떡잎부터 다리를 쉬어 본 적이 없는 *서 있는 형제들 하늘이 거친 숨을 쉬는 날이면 병자호란 때에도 그곳에 모여 살았다는 형제들의 안부가 궁금했다 뿌리 몇 가닥은…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아직은 웃을 수 있다고 모두가 떠나간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다는듯 물방울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마지막 벚꽃송이 너를 위한 잔치도 오늘이면 끝나는데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고 묻고싶다.jjy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밤비어둠이 내리는 좁은 마당 귀에 익은 발자국 소리 들린다 아침해가 문을 두드리기 전 흔들리는 그림자가 초록바람과 함께 찾아왔다. 봄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밤비로 내린다. 어디에 머물러야 하나 달도 없는 보름 밤에jjy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어쩌지요? 꽃들이 한 번에 다 핀다고 제 차례가 아닌 줄 뻔히 알면서 새치기를 하는 꽃도 있고 물정모르고 남이 핀다고 덩달아 벙싯대는 꽃도 있다고 했으니 곡우(穀雨)가 지난 줄도 모르고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걱정이라며 혀를 차는데 누군가 못물이 짧다고 걱정이라는 말에 번쩍, 머릿속으로 번개가 지나간다…jjy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요즘 하도 땅을 뒤집는 곳이 많아 올 해는 못 만나고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외진 주차장 뒤 옹색한 그늘에 꽃마리가 비스듬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랜 만에 소식이 끊어진 옛친구를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것 같다. 물망초를 닮은 꽃마리 잊지 않을께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봄비며칠간의떠들썩한 잔치를 끝내고 꽃이 떠난 자리 반들거리는 이파리들이 지킨다 꽃다운 향기는 없어도 이파리들은 잠시도 눈을 돌리지 않고 햇볕을 모아 광합성을 하고 엽록소를 만들어 꽃이 두고 간 열매를 기른다. 비오는 날엔 젖동냥 하는 심봉사처럼 빗방울 한 모금 얻어먹이며 어미 닮은 예쁜 열매를 끼고 앉아 비를 핑계로 훌쩍이기도 하고jjy in #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꽃비 내리는 날엔 집을 나서다 몇 번을 돌아온다 우산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꺼져가는 꽃잎의 숨결을 우산으로 받는 게 어쩐지 미안해서 다시 우산을 두고 가다 몇 발작 못 가고 다시 돌아와 투명 우산을 들고 간다 그래도 샴푸향기라도 건네거나 두 손에 받아들고 꽃잎의 마지막 말을 듣고 싶은 마음에 우산을 두고 나간다 어느…jjy in # blurt • 2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목련나무를 쳐다보며 꽃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꽃이 지고 잎이 돋는다 길을 걷는데 눈앞이 환하게 밝아온다 건물에 둘러싸인 쇠응달에 장하게도 목련이핀다 마라톤의 마지막 주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