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16 minutes ago • 1 min read그립다는 것은---이 정 하--- 그립다는 것은 아직도 네가 내 안에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지금은 너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내 안 어느 곳에 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너를 샅샅이 찾아내겠다는 뜻이다 그립다는 것은 그래서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다 가슴을 도려내는…hansangyou in # blurt • 23 hours ago • 1 min read모란이 피기까지는---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가고…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찔레꽃---한 상 유--- 햇살 짤랑거리는 꽃머리의 저 때가 새삼스러우니 눈에도 담고, 얼굴 부비려다 아주 잊었었구나, 한 떨기의 앙큼함 할퀴고야 따르는 향기... 에 취하고 마는 뽀얀 꽃잎마다 담뿍 채운 노랑 꽃- 술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봄비---김 용 택--- 내 가슴에 묻혔던 내 모습은 그대 보고 싶은 눈물로 살아나고 그대 모습 보입니다 내 가슴에 메말랐던 더운 피는 그대 생각으로 이제 다시 붉게 흐르고 내 가슴에 길 막혔던 강물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아, 내 눈에 메말랐던 내 눈물이 흘러 내 죽은 살에 씻기며 그대 푸른 모습, 언 땅을 뚫고…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우물 속의 달을 보고---이 규 보--- 산속의 스님 달빛이 탐이 나서 물병 속에 함께 길어 담았네 절에 돌아와 뒤미처 생각하고 병을 기울이니 달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네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5월---김 상 현---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부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 들어 봐 청보리밭에서 노는 어린 바람소리 한 번 들어 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애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애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맛있는 오후---한 상 유--- 한 사발 한숨에 마파람 들이키고 처박힌 개골창에 끼얹혀진 조개구름 헤집어 봄 햇살, 헛 씹으며 까무룩- 장딴지를 두드리니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아버지의 안경---정 희 성--- 돌아가신 아버님이 꿈에 나타나서 눈이 침침해 세상일이 안 보인다고 내 안경 어디 있냐고 하신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나는 설합에 넣어둔 안경을 찾아 아버님 무덤 앞에 갖다놓고 그 옆에 조간신문도 한 장 놓아 드리고 아버님, 잘 보이십니까 아버님, 세상일이 뭐 좀 보이는게 있습니까 머리 조아려 울고 있었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낙화---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바다 향---김 준--- 그렇게 많은 날에 지나가던 내 마음속에서 지쳐버린 너란 기억들을 주워 담으면 바닷물처럼 짠맛이 난다 눈에 고인 슬픔처럼 짙게 절인 바다 향이 난다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껍데기는 가라---신 동 협---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무꽃---한 상 유--- 봄바람이 즐거워 웃으려는 녀석 웃어버린 녀석 웃다 지친 녀석 눈이 시린 오후, 동이 나고 웃자라서 연보랏빛으로 흐드러진 장다리들 갈 데까지 푸르르기 봄볕이 좋아 죽겠다는 녀석 죽어버린 녀석 죽었다 깨어난 녀석 미루나무 꼭대기에 걸린 볕, 이내 비처럼 쏟아지면 흠뻑 젖어 하염없이 하늘 바라며 노랑나비야 어디…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5월의 그늘---김 현 승---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 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5월의 새 술들…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그리움---이 영 도---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봄비---박 목 월--- 조용히 젖어드는 초가지붕 아래서 왼종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월곡령 삼십 리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마을이라 봄비는 와서 젖은 담 모퉁이 곱게 돌아서 모란 움 솟으랴 슬픈 꿈처럼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아카시아 길---서 정 윤--- 슬픔이 있는 너의 모습이 좋아라 눈물 흐르는 너의 향기가 아파라 호젓한 아카시아 길 홀로 걸으며 주렁주렁 늘어진 나의 슬픔들 온 산을 덮으며 타오르는데 잠시 바람에도 흐느끼는 향기 내 마음 그 어디를 찾아 흐르나 슬픔이 있는 너의 모습이 좋아라 눈물 감추는 너의 향기가 아파라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1 min read산유화---김 소 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갯벌에서---김 종 상--- 갯벌에서 파도가 웅덩이에 빠졌다 걱정하던 해님도 따라 빠져 버렸다 엉겁결에 바람은 줄행랑을 쳤다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하늘꽃---강 형 철--- 하얀 나비가 시멘트 계단 위를 난다 날아간다 첫신 신은 아이의 발자국이 계단 위에 찍힌다 나비가 날아간 자리에 촌스럽게 생긴 민들레가 노랗게 피어 있다 아이가 뒤우뚱거리다 하얗게 웃으며 돌아본다 봉천동 달동네 어느 날 아침.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골목---서 정 주--- 날이 날마다 드나드는 이 골목. 이른 아침에 홀로 나와서 해지면 흥얼흥얼 돌아가는 이 골목. 가난하고 외롭고 이즈러진 사람들이 웅크리고 땅 보며 오고 가는 이 골목. 서럽지도 아니한 푸른 하늘이 홑이불처럼 이 골목을 덮어, 하이얀 박꽃 지붕에 피고 이 골목은 금시라도 날어 갈 듯이 구석구석 쓸쓸함이 물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