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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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바람은 모른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멈출 줄 모르고
바람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나부끼는
이름도 얻지 못해 잡초라고 불리는
풀잎의 한 생애를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등을 바라보며

나무처럼 서서
손이 아닌
마음을 흔드는 그림자를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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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김수우

앞서간 사람이 떨구고 간 담뱃불빛
그는 모를 것이다 담뱃불이 자신을 오래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 최후가 아름답고 아프다는 사실을
진실은 앞이 아니라 뒤에 있다
한 발짝 뒤에서 오고 있는 은사시 낙엽들
두 발짝 뒤에서 보고 있는 유리창들
세 발짝 뒤에서 듣고 있는 빈 물병들
상여 떠난 상가에서 버걱거리는 설거지 소리를 망연히 듣는다
사랑하는 사람은 뒤에서 걷는다
물끄러미, 오래,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는 눈동자, 내게도 있을까
신호등 건너다 고개 돌리면
눈물 글썽이는, 허공이라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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