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in blurt •  2 months ago 

세상엔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가 버젓이 활보한다.

오히려 가짜에 주눅이 든 진짜들은
세상의 한 귀퉁이로 밀려나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가야할 길
해야할 일을
입안에서 버무린다
치약을 잔뜩 묻혀 양치질을 하는 척

비누꽃/마경덕

엉뚱한 생각이 한바구니 꽂혀있다

본색을 감춘 겹겹의 장마들
다탁을 장식한 누군가의 뒤집힌 생각이 화사하다

젖은 손바닥에서 부풀던 흰 꽃들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뽑아 문지르면
수북이 거품을 토해낼까

한순간 얼룩과 함께 사라져버릴, 이후를 모르는 꽃들은
박제된 시간을 빨갛게 물들인다

귀퉁이가 닳고
종이처럼 얇게 사라져가는 세상의 비누들을 바라보며,

몸에 고인 70프로의 물, 비누 일곱 개를 만들 지방이 있어도
마음의 때를 씻지 못한 나는
꽃도
비누도 아니어서
문질러도 거품이 피지 않았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BL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