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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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풍성한 결실보다
더 많은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가을이 다 가기 전
낙엽이 지고
빈 들을 뒤적이던 철새들도
겨울 바람을 앞질러 길을 잡으면

우리도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촛불을 붙여야한다.

20180612_074729.jpg

별리(別離)/ 조지훈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 너머로
나즉히 흰구름은 피었다 지고
두리기둥 난간에 반만 숨은 색시의
초록 저고리 당홍치마 자락에
말 없는 슬픔이 쌓여 오느니――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가는데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 가고

방울 소리만 아련히
끊질 듯 끊질 듯 고운 뫼아리

발 돋우고 눈 들어 아득한 연봉(連峰)을 바라보나
이미 어진 선비의 그림자는 없어……
자주 고름에 소리 없이 맺히는 이슬 방울

이제 임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
원앙침(鴛鴦枕) 비인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꾀꼬리 노래하던 실버들 가지
꺾어서 채찍 삼고 가옵신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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